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전채(금융채 3년물) 금리가 올라 연 5% 후반에 다다랐다. 이달 초 연 4%대 후반이던 여전채 금리가 한 달 새 1.0%포인트(P) 가까이 인상된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례적으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국내외 금리인상 여파가 반영됐다.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의 연 6% 돌파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해 카드사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금융채 AA+,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781%로 집계됐다. 이달 1일 기준 연 4.97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도 되지 않아 0.808%P가 올랐다. 특히 올해 1월 초 여전채가 연 2.42%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배가 넘게 뛰었다.
카드사의 경우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이에 여전채가 오를 경우 카드사 조달 비용이 높아져 수익성이 낮아진다.
다른 카드사 여전채 금리도 다르지 않다. 실제 현대·하나·우리카드의 여전채 금리는 더 높았다. 전날 기준 이들의 여전채(금융채 AA, 3년물) 금리는 연 5.855%로 나타났다. 신한·KB국민·삼성카드가 AA+등급, 현대·하나·우리카드가 AA등급, 롯데카드는 AA-등급으로 각각 분류돼 있다.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여전채도 최근 상승세다. 여전채(금융채 AA+, 3년물) 금리는 올해 3월 말 연 3%대를 넘은 데 이어 6월 말 연 4.462%로 연 4%대를 넘었다. 특히 지난 21일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에는 연 5%대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여전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기관들의 채권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여전채 금리가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도 널뛸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주요 자금 조달처가 여전채인 만큼,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 대출 상품의 금리도 인상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미리 여전채 등을 통해 조달한 자본으로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이전 대비 수익성이 낮아지고 최악의 경우 역마진 우려도 있다”며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금리는 당분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