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bhc가 자사에 대한 악의적 비방글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경쟁사인 BBQ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BBQ의 손을 들었다. BBQ측은 비방글 유포에 관해선 무혐의 판단을 받은 사안이라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승소했다는 입장인 반면 bhc는 형식적 재판 종결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지난 23일 bhc가 제너시스BBQ와 윤홍근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날 “원고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원고 bhc가 부담한다”고 선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BBQ의 마케팅을 대행했던 A씨는 2017년 4월 블로거를 모집해 bhc에 관한 비방글을 작성하도록 했다. bhc는 같은해 5월 사건을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A씨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bhc는 BBQ와 윤 회장이 A씨의 범행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했지만 무혐의로 결론 났다. 이어 bhc는 2020년 11월 “사실과 다른 악의적 내용이 유포돼 기업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A씨와 윤 회장, BBQ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BQ 측은 “bhc가 이미 혐의 없음 처분된 사건에 대해 수년 뒤 갑자기 손해배상 소송을 무리하기 제기한 것은 정상적인 법률분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경쟁사를 괴롭히고 자사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수단으로 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손해배상청구도 2019년 형사사건의 결과와 같이 패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선고 일주일 전 소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bhc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BBQ의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묻고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지만 소멸시효가 도과해 소 취하를 결정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bhc 측은 “관련 소송진행 중 당시 대행사 대표에 대한 형사사건기록에 대한 검찰의 사실조회회신을 통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청구의 소멸시효가 도과되었음을 일부 확인했다. bhc가 소를 제기한 당시 약 2주의 시효가 지났음을 발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 취하 의사를 전달했지마 BBQ가 동의하지 않았고 재판은 형식적으로 종결됐다는게 bhc 설명이다. bhc 관계자는 “이번 판결결과는 BBQ측이 bhc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이 없다는 실체적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절차적으로 소취하에 의한 형식적 재판에 의해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BBQ는 과거 자회사였던 bhc를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이후 서로 고발과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박현종 bhc 회장은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6월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