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뀌면 퇴출·폐업…반복되는 'PP 잔혹사'

OGN·다이아 등 채널계약 실패
인수합병 1년여 만 폐업 사례도
IPTV·위성방송 '협상 관행' 지적
정부 차원 대가산정제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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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주인이 바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유료방송 핵심 플랫폼 IPTV·위성방송에서 퇴출되거나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채널 이상 운영하는 일부 복수PP(MPP)가 경영 효율화 등을 위해 방송채널 매각을 검토하는 가운데 유료방송 플랫폼 퇴출이 원활한 PP 인수합병(M&A)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CJ ENM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매각한 채널 모두 IPTV·위성방송과 채널 재계약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CJ ENM이 오피.지지에 매각한 'OGN(옛 온게임넷)'은 KT·SK브로드밴드·KT스카이라이프와 채널계약을 종료했다. 제이슨커뮤니케이션에 매각한 '채널 다이아' 역시 KT·KT스카이라이프와 재계약이 불발됐고 SK브로드밴드에서는 이달 29일부로 송출이 종료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채널 다이아와 OGN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0년 CJ ENM이 미디어캔·제이슨커뮤니케이션 컨소시엄에 매각한 잉글리시젬 채널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올해 5월 폐업했다. 대형 PP가 중소 PP에 매각한 채널 모두 IPTV·위성방송과 계약 세부조건에 대한 이견 등으로 재계약에 실패하거나 문을 닫았다.

IPTV 계열이 인수한 채널도 다른 IPTV·위성방송에서 시청할 수 없게 됐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디즈니채널을 인수해 재개국한 어린이 전문채널 '더키즈'도 KT·SK브로드밴드, KT스카이라이프와 채널계약에 실패했다.

PP 인수 시 IPTV 자동 퇴출이라고 평가되는 이유다. 계약종료는 양사 합의에 따른 결정이나 IPTV가 PP를 인수한 사업자에게 채널계약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 등을 요구하며 협상을 어렵게 만든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IPTV와 위성방송은 MPP에서 매각된 PP의 채널 경쟁력 하락, 낮은 콘텐츠 기여도와 시청률 등을 평가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IPTV 관계자는 “PP와 재계약 협상에 임했으나 채널 유지 조건, 프로그램 사용료 등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없었다”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상호 협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10개 PP를 운영하는 티캐스트와 SK브로드밴드와 송출계약을 종료한 STATV 등을 보유한 스포티비, 미디어지니와 11월 합병으로 12개 PP를 운영하게 된 스카이TV 등 채널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MPP 운신의 폭을 좁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적계약이 반복되면 관행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채널계약·평가·사용료를 둘러싼 유료방송 플랫폼과 PP 갈등이 지속되는 만큼 정부가 공정한 채널평가와 대가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송채널 대가산정제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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