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항공모빌리티(AAM)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지역항공모빌리티(RAM), 무인항공시스템(UAS)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UAM은 도심 내 단거리를, RAM은 KTX처럼 주요 도시·지역 거점간 이동을 지원한다. UAS는 물류를 운반하는 용도다. AAM은 하늘길을 통해 이동하는 모빌리티로 극심한 도로 정체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차세대 모빌리티로 AAM이 주목받는다. 산업 초기 UAM 용어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AAM으로 개념을 재정립한 바 있다.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2월 열린 '2022 드론쇼 코리아'에서 미래항공 관련 용어를 AAM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대자동차도 2019년 UAM사업부를 신설했으나 올해 초 AAM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업 범위를 넓혔다.
AAM은 기본적으로 친환경 모빌리티를 지향한다. 특히 도심 내 운행해야 하기에 소음을 줄여야하는 것은 물론, 대기를 오염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은 배터리 추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체를 개발 중이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AAM을 구동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배터리 무게가 무거워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향후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용량과 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일부 업체는 AAM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무거운 배터리 용량은 상대적으로 적게 탑재하고 대신 수소용기를 장착한다. 기체 무게 측면에서 더 가볍고 연료 충전 속도가 배터리 충전 속도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중·장거리 운항에 유리하며 운용 효율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택하는 업체도 있다. 국내 중소 AAM 스타트업 플라나가 대표적이다. 플라나는 친환경 터빈 발전기와 저용량 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이다. 회사의 발전기는 직접 추진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생산된 전기는 배터리를 거쳐 모터로 전달된다.
AAM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요 교통수단인 자동차 회사들도 직접 시장에 진출하거나 신생 업체들과 협업해 AAM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기체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자동차 대량 양산 기술을 접목해 빠르게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시장 규모는 2040년 1조4739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 한화시스템, 플라나 등이 AAM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차는 AAM본부뿐 아니라 독립법인인 슈퍼널을 미국에 설립하고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 최대주주로 방산업체 카렘 에어크래프트가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체를 개발한다. 플라나는 현대차 출신 개발인력들이 창업한 회사로 연내 미국 지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