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바탕으로 차세대 원자력발전으로 주목받는 세계 원전 시장 선점을 타진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는 전기출력 300㎿ 이하 출력을 내는 원전이다. 모듈화 개념을 활용, 다양한 응용과 확장성이 장점이다. 공장제작, 현장조립으로 건설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 전력망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한수원은 우리나라 기술을 적용한 '혁신형 SMR(i-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혁신형 SMR 기술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산학연 기술협력을 위해 약 500억 규모의 한수원 자체 R&D 과제를 조기에 착수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두산에너빌리티, 학계 등과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SMR 기술개발 국책 사업화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한 다부처 공동 예비타당성조사사업이 최종 통과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책사업 예산이 투입되면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혁신형 SMR는 170㎿e급이다. 무붕산,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 설계를 적용했다. 국내외 SMR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개선했다. 노심,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 원자로를 구성하는 주요 기기를 단일 원자로 압력용기 내에 배치하는 등 단순화된 설계도 대형 원전과 비교된다. 한수원은 만일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시 운전원 개입이 없이도 자연대류를 이용한 잔열제거 등 자동적으로 냉각되면서 안전상태를 유지하도록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한수원은 2028년 혁신형 SMR 표준설계인허가(SDA)까지 완료되면 상용화를 위한 첫 실증로 건설을 준비한다. 개발단계부터 첫 실증로 건설을 위해 협의하면서 계획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세계 SMR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한수원은 기술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2030년대 첫 실증로 건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은 이미 원전 수출 경쟁력을 보여줬다. 지난달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이 대표 사례다.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이집트 원자력청(NPPA)이 발주하고, ASE JSC사가 수주한 사업이다. 1200㎿급 원전 4기를 건설하는 대형 사업이다. 이 가운데 한수원은 원전 4기 터빈건물 등 2차측 약 80개 건물과 구조물을 건설하고 기자재도 공급할 예정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은 이집트와 유사한 환경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엘다바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또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추가적인 해외 원전 수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