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6G 시대, 기술 개방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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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5G 장비를 비롯해 부품과 모듈을 개발하는 대다수 중소기업이 롱텀에벌루션(LTE) 시대에 머물러 있다. 메타버스, 원격수술 등 5G 관련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특수단말기나 부품은 부족한 실정이다. 5G 장비와 부품, 모듈 등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이 아직도 완전히 5G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5G 전 주기 기술을 관할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조차도 5G 관련 공급기업 리스트를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5G 특화망 구축 확대를 위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 차관이 주재한 자리에서는 5G 버티컬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맞춤형 부품이나 모듈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6G시대는 달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6G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5G 시대가 글로벌 표준 기반으로 더불어 발전했다면 6G 시대에서는 각국이 고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가 발전의 무기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6G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수용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이 동시에 조성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련 단말부터 장비, 부품, 모듈 등을 외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누구보다 앞서서 연구를 진행하는 대기업이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외부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가 6G 예비타당성조사 기획반에 참여해서 연구하고 있는 기술을 공유하고 미래상을 함께 그린 것은 물론 잘한 일이다. 이를 넘어 연구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관련 중소기업에 기술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현재 6G 주파수 후보 대역을 찾기 위해 어퍼 미드밴드(Upper midband)부터 서브 테라헤르츠(Sub-㎔) 대역까지 여러 대역을 연구하고 있다. AR글라스 등 다양한 6G 서비스를 위해 컴퓨팅과 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설계 등 네트워크 아키텍처도 고민하고 있다. 6G 구현을 위한 익스트림 마이모(e-mimo) 기술 등도 연구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5G에 활용한 안테나 기술을 넘어서는 새로운 안테나 개발은 필수다. 당장 안테나 기술은 KMW·에이스테크·알에프텍과 같은 중견·중소기업이 담당해야 한다.

곧 출범 예정인 오픈랜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6G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오픈랜 상호호환성 실험에 필요한 오픈랜용 데이터장비(DU) 등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민간 6G 생태계 내에서 개방과 공유가 중요해질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모으고 기술을 공유, 개별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