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친환경 어메니티 전환 '고심'

Photo Image
<사진=픽사베이>

특급호텔이 친환경 어메니티 전환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어메니티가 호텔 평판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브랜드 선택부터 다회용기 콘셉트까지 다방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회용기를 선제 도입한 일부 호텔에서는 부작용도 나타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호텔업계는 일회용품 규제 도입을 앞두고 어메니티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의한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 시기를 예측했을 때 늦어도 오는 2024년부터는 일회용품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짙다.

법안에 따르면 객실 50개 이상 숙박업소는 일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일회용 칫솔, 치약, 샴푸, 보디워시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대부분 호텔의 객실이 50개가 넘는 것을 고려하면 일회용품 규제는 모든 호텔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어메니티 전환을 앞두고 특급호텔의 고민은 깊다. 일부 호텔은 어메니티 브랜드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 다회용기를 도입하면 어메니티 제조사에 다회용 상품을 별도로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어메니티를 찾는 충성고객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어 다양한 옵션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다회용기를 배치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대용량 다회용기를 배치한 일부 호텔에서 물품을 가져가거나 지참한 용기에 담아 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들은 고정형·매립형 디스펜서를 채택하거나 개봉이 불가한 특수용기를 도입하는 등 여러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다회용 디스펜서 외에 고체형, 페이퍼형 어메니티도 제안 받아 봤다”면서 “비용도 있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초점을 맞추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일부 객실에 친환경 어메니티를 시범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소형 객실 위주로 친환경 어메니티를 도입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적용 객실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타 호텔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소리 없는 눈치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직접 어메니티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어메니티 브랜드 '리프레젠트'를 출시하고 자체 개발한 어메니티 6종을 그룹 내 레저계열 전 시설에 비치하기로 했다. 아난티는 고체 타입의 친환경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을 개발, 산하 호텔에 공급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자는 정부 시책에 업계가 맞추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친환경 어메니티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