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정부가 연구개발(R&D)을 전폭 지원해야 합니다.”
노규성 에너지디자인학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이 탄소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회장은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을 지냈다. 에너지디자인학회 설립을 주도했고 초대 학회장을 맡았다.
그는 “정부 기후대응기금은 현재 2조7000억원이 조성됐지만 이 중 R&D 투자는 22.3%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공공건축물 리모델링, 도시숲 조성 등 일상적 생색내기 소규모 감축사업으로 예산이 소진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EU는 2030년까지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수입금으로 49조원을 조성해 혁신기술 상용화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미국은 국가 단위 배출권거래제나 탄소세를 시행하지 않지만 기후기술 R&D를 탄소감축 수단으로 인식해 세계 최고 탄소중립 혁신기술을 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회장은 “기후대응기금을 현상 파괴적 기술혁신 지원 체제로 전환함은 물론 국가 R&D 지원도 수소환원제철, 수소스택개발, 탄소포집저장(CC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에 집중해야 정부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탄소중립 R&D에 대해서는 해당액만큼 배출권 추가 할당과 세액공제를 제공해야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자립도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학회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3%로 과거 97%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다”며 “에너지 가격 안정화, 에너지 안보, 탄로제로 등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재생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해외 국가들과 협력해 재생 에너지를 수소 형태로 들여오는 공동 프로젝트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이뤄진다면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10~20%포인트(P)가량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단법인 에너지디자인학회는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 허가를 받아 출범했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필요성이 커지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 등을 고려해 새로운 학회 필요성이 제기됐다. 100여명으로 출범했고 수소산업 박람회 'H2 MEET'를 거치면서 회원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노 회장은 “에너지 분야별 학회는 있지만 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는 학회가 부재했다”며 “학계뿐 아니라 기업, 연구기관, 정부부처 관계자를 회원으로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