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디자인단체 "대구TP와 DGDP 통합 문제 많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대구TP와 DGDP 통합은 지역 디자인 산업 말살
현정부의 K-디자인 육성 정책을 정면 부정하고 관련 법령 위반하는 처사
산업부, 대구시와 협의 결렬되면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독자 운영 방안 검토

대구시가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DGDP)을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에 흡수 통합하기로 확정하자 전국 디자인 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DGDP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통합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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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전경

국내 디자인 관련 26개 단체 연합인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회장 김현선)는 6일 DGDP의 대구TP 내 흡수통합과 관련한 입장문 및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회는 윤석렬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디자이너와 가족 200만,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26개 법인은 K-디자인 세계화와 지역경제 성장을 쇠퇴시키는 대구TP의 DGDP 흡수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디자인산업은 미래 혁신성장 핵심 산업이지만 수도권에 65.9%가 집중된 국가 불균형 대표 산업”이라면서 “디자인은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는 혁신성장 지식산업인데 DGDP 해체는 앞으로 지역 디자인산업을 말살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선 회장은 “대구시가 행정 편의적 흡수통합을 강행하면 전국에서 디자인산업과 교육역량이 가장 부족한 대구·경북지역 예산이 대폭 축소되고, 지역 디자인산업도 제조업의 단순 보조 수단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6일 오후 열린 DGDP 이사회에서는 법인 해산안이 격론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됐다. 이사회 참석자 대부분 흡수 통합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추후 이사회를 다시 열어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사회가 법인 해산안을 통과시켜야 산업부 장관 승인을 거쳐 해산 절차를 마칠 수 있기 때문에 통합은 당분간 표류하게 됐다.

산업부가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DGDP 설립 당시 대구·경북지역 디자인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관으로의 독자 운영을 조건으로 인프라 구축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했는데 대구TP 부속 조직이 되면 지역 디자인산업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통합 절차에 속도를 내고 애초 다음 달부터 통합된 대구TP로 새롭게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구시가 시작부터 산업부는 물론 디자인업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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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통합은 더 꼬일 공산이 크다. 산업부는 대구시에 여러 차례 협의 의사를 밝혔지만 시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이고 대구시 역시 산업부의 통합 반대는 지방정부 정책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행위라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간 신경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대구시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DGDP의 대구시 출자 지분을 배제하고 독자적인 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국책과제 유치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시스템이 붕괴함으로써 지역 디자인산업 육성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디자인 업계는 “지역 디자인산업 경쟁력을 기르겠다는 전향적인 생각으로 관련 부처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