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시장이 작년 대비 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가전 부진 영향이 컸다.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 소비심리 하락에 따라 올해 전체 시장 역시 역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정보업체 GfK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가전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이는 국내 주요 33개 가전사 매출 기준으로 온·오프라인 주요 채널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전 시장 성장률 둔화가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게 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가전 수요가 집중된 지난해 기저효과와 함께 금리인상, 소비자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가전 판매 감소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두드러졌다. 오프라인 채널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한 백화점만 작년 동기 대비 1.2% 성장률을 보였다. 대형마트와 가전 전문점은 각각 8.6%, 11.7% 역성장했다.
올해 초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던 온라인 채널도 성장률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온라인 채널은 작년 동기 대비 1.5% 성장에 그쳤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던 소셜커머스 역시 7.7% 성장에 그쳤고, 오픈마켓과 TV 홈쇼핑은 역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45.1%였던 온라인 채널 판매 점유율은 올해 47.9% 2.8%포인트(P)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카메라와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가전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대형가전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나 줄었다. 생활가전(-7.2%), 주방 가전(-3.6%), 음향 가전(-2.7%) 등도 뒷걸음질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5.3%, 4.7% 성장한 카메라와 IT 가전은 프리미엄 수요 증가가 시장을 지탱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월드컵 등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에너지와 곡물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고금리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전처럼 비필수 품목 소비 감소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GfK는 엔데믹 전환에 따른 가구 지출 구조가 다른 활동으로 이어가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시장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