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여파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특히 최근 지속되고 있는 하락세 속에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도 주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AI 머신비전 기업 라온피플은 최근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를 단행하며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는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호전되는 긍정적인 분위기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인해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상증자와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주가 부양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온피플은 여기에 더해, 연구개발과 성장 모멘텀을 위한 자금 확보, 포트폴리오 개선 등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라온피플은 AI 머신비전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해 201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기반 머신비전 검사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는 등 국내 AI산업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2019년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라온피플은 최근에는 AI 비전기술을 산업 이외에 교통, 의료, 국방, 농축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하면서 산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를 만나 AI 머신비전 소개와 국내·외 관련시장 전망, 향후 비전과 목표 등을 들어봤다.
-라온피플의 기술 근간이 AI 머신비전이다. AI 머신비전이 무엇인가.
▲인간의 다섯가지 감각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바로 시각이다. 시각적인 부분은 사람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도 중요한 분야다. 머신비전이란 사람이 눈으로 보고 뇌에서 판단
하듯이, 카메라로 영상을 찍고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판독하는 기술이다. 머신비전은 ‘4차 산업혁명시대’ 무인화와 자동화의 핵심기술이다. 이 비전기술이 인공지능(AI)과 만나면서 영상을 해석할 수 있는 기술도 크게 향상됐고, 사람의 시각을 대신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
-라온피플은 어떤 기업인가.
▲2010년 설립된 라온피플은 AI 및 머신비전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해 2016년 국내 기술 최초로 ‘AI 기반 머신비전 검사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또 다양한 기업에 정확하고 빠른 검사 기술로 생산 공정의 효율성과 유연성,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경영마인드로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국내외 지적재산권을 확보해 기술력을 보호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AI 비전검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3D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카메라 모듈 및 렌즈 검사기, 바코드 리더기 등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PCB 검사, AI 3D 검사, 제품 및 부품의 외관검사, Wafer 검사 등 산업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일체를 자체 개발하고 통합솔루션으로 공급하면서 AI비전 검사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며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 머신비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현대전자에 입사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칩셋 반도체 설계 업무를 담당했다. 이 회사에서 영상을 찍을 수 있는 CIS(CMOS Image Sensor)를 국내 최초로 설계했다. 현대전자가 이 분야 선도기업으로 올라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런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코아로직이라는 시스템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직접 설계한 반도체 칩을 글로벌 5대 휴대폰 제조기업에 공급하기도 했다.
당시 30대 부사장(CTO)으로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최대 매출과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는 데에 일조하기도 했다. 이후 경영권 매각 및 새로운 경영진과 연구개발 분야의 목표가 달라서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그동안 몸담았던 시스템 반도체 설계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이 분야를 새로운 사업의 아이템으로 추진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인력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사업들을 검토하던 중 비전 분야가 산업의 공정에서 가장 적합한 기술이고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생각을 같이하는 창의력과 열정을 가진 엔지니어와 소규모의 자본만으로도 창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창업 초기에는 비전 기술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부족했고, 수요도 많지 않았다. 거듭되는 시행착오와 실패 속에서 최적화된 머신비전 기술을 찾아냈고 안정화 시켰다. 이 비전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무인화와 자동화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당시 제 판단이 지금의 라온피플로 성장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라온피플의 사업 방향은 어떻게 되나.
▲현재의 AI 머신비전 기술은 정확한 공정을 위해 제품이나 부품의 위치를 정렬시키거나 파악하고, 생김새와 길이, 넓이, 깊이 등을 분석하며, 외관 검사를 통한 이물 확인 및 양불판정, 그리고 제품 표면이나 포장에 쓰여진 문자나 숫자를 판독하는 등 주로 검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라온피플은 AI 비전기술을 산업 이외에 교통, 의료, 국방, 농축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교통분야에서는 자율주행을 비롯한 신호제어 및 교통관제, 디지털트윈과 같은 AI 솔루션이 구체화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는 AI 스캐너를 통해 구강 데이터를 획득하고 교정이나 보철 진료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AI 검사 솔루션을 개발해 식약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 국방분야에서는 TOD라는 AI 영상분석 솔루션을 개발해 동물과 사람의 움직임 및 침입여부를 판별하고, 해상의 선박이나 물체를 식별하는 등 사람의 육안이나 레이더로 구분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분석하고 있다. 농축산업분야에서도 식물의 생육 및 병충해 여부를 판별하는 스마트팜 솔루션과 가축의 개체를 판별하고 등급을 판정하는 AI 검사 솔루션을 개발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차량의 자율협력주행과 드론 비행 등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오는 AI 솔루션 뿐만 아니라 AI 신약개발, 스마트 농업, 보안 등 사람을 대신하는 분야와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 비전 솔루션이 활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 관련시장 전망은 어떤가.
▲AI 비전검사 솔루션이 공정 중 제품의 마감이나 색상, 결함 등 불량 여부를 판정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AI 비전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AI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한 스마트라이프,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AI의료와 군수산업 등 생활 전반의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규모는 무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선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무상증자와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는데, 이유가 뭔가.
▲라온피플은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호전되는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주식시장의 하락세에 따라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여왔다. 총 주식수 대비 다소 적은 유통 주식수로 인해 주가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무상증자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 수렴과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식 1주에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하락을 방어한 바 있으며, 올해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16만7850주, 약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경영진의 주가 부양 의지를 피력하고, 주주들의 신뢰도 향상은 물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또 지난해를 제외하면 해마다 기업의 이익을 배당해 주주들과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라온피플은 코로나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외환경에 따라 매출의 절반 이상이 감소하는 절대적인 위기 속에서 특허와 기술력 그리고 직원들의 애사심으로 단합하고 극복해 왔다. 연구개발 및 성장 모멘텀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등 2년 여간 기반을 다진 결과 올해 1분기부터 매출과 이익이 상승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주잔고 확대로 실적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캐시카우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확대하고, 국내 시장은 물론 주력사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도약하는 기업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