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출발기금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을 안은 채 출범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새출발기금이 출범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다음달 중 6500여개 금융회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프로그램 안내를 위한 콜센터 운영에 돌입한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법인 소상공인 채무 탕감을 통해 재기 기회를 주기 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지난 4개월간 민간 금융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논의하며 최종안이 마련됐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자영업자는 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담보대출을 조정하지 않으면 채무조정 효과가 없다”며 “신용회복위원회는 거의 개인채무와 신용채무만 조정해 왔던 터라 이번에 처음으로 소상공인에 맞는 대출 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피해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대출자만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나라에서 손실보상금 등을 받은 자영업자면서 금융사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 중이어야 한다. 피해 사실도 직접 증빙해야 한다. 권 국장은 “부동산 임대업, 사행성 오락기구 제조업, 법무·회계·세무 등 전문직종, 금융업 등은 제외된다”고 했다. 개인사업자, 법인 소상공인(3년 평균 매출액 10억~120억원, 상시 근로자 5~10인), 2020년 4월 이후 폐업자도 포함된다.
조정 한도는 총 채무액 기준 15억원(담보 10억원, 무담보 5억원)이다. 현재 자영업 가구 평균 부채가 1억2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자영업자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환 기간은 최대 12개월까지 거치 기간을 두고, 1년에서 10년간 분할 상환하면 된다.
대출 중 보유 재산 가액을 넘는 순부채에 대해서 60~80% 원금 조정해준다. 순부채 90% 조정은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 등 상환 능력이 거의 없는 취약층만 대상이다.
부실 우려자를 포함한다는 점도 이 채무조정 특징이다. 원금 조정은 지원하지 않고, 연체 기간에 따라 차등화된 금리 조정만 해준다.
정부가 설명하는 부실 우려자는 폐업자, 6개월 이상 휴업자, 만기연장·상환유예 이용 차주로서 금융사에서 추가 만기연장이 어려운 차주 또는 이자유예를 이용 중인 차주를 말한다. 또 세금 체납으로 신용정보 관리대상에 등재된 차주, 신용평점이 낮은 차주 등이 해당한다.
연체 30일 이전 차주 경우 기존 약정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되 연 9% 초과 고금리분에 대해서만 9% 금리로 조정해준다. 연체 30일 이후 연체자는 상환 기간 내에서 단일 금리로 조정된다.
금융위는 대출자가 채무액보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감면은 없다고 못 박았다. 권 국장은 “자산이 많을수록 감면 폭은 줄어든다”며 “고의로 연체하거나 재산을 숨긴 경우에는 (신청을) 거절하거나 이후 적발되면 무효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채무 조정자에겐 패털티도 부과한다. 연체 정보가 신용정보원 공공정보로 등록된다. 부실 우려 차주에는 별도 신용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지만 신용상태에 따라 신규 금융거래 제약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종안 발표 이후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각 금융사 이해관계와 자체 예산을 들여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을 지원해야 하는 지자체 입장, 캠코에 자산을 넘기는 과정에게 일부 부실을 떠안아야 하는 금융사, 보증기관 불만이 이어진다. 성실 상환자 허탈감을 해소하는 것도 여전히 금융위 몫이다.
[표]새출발기금 개요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