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4조 원 규모의 군사지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년 군병력을 대대적으로 증강시키라고 지시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 병력을 기존 101만여 명에서 13만 7000명 많은 115만여 명으로 늘린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는 징집병과 계약병을 합친 숫자다.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인 지난 24일, 미국은 단일 지원으로는 역대 최대인 군사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29억 8000만 달러(약 3조 9795억원)규모의 단일 지원으로, 이를 포함해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적 지원은 모두 106억 달러(약 14조 1552억원)다.
미국의 군사지원 발표 하루 뒤, 푸틴 대통령은 군 병력을 늘리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번 개정에 따라, 민간인 군무원까지 포함한 러시아 연방군의 전체 규모는 기존 190만여 명(2017년 11월 17일 이전 법령 기준)에서 204만여 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개정되는 대통령령은 내년 1월 1일자로 발효될 예정이다. 또, 새 대통령령에는 증원에 대비해 예산을 확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자세한 증원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번 대통령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개정됐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 20만 명에 가까운 병력을 동원하고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했으며, 최근 2개월 가까이 두드러진 성과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상자를 냈는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우크라이나에서 약 1만 5000여 명의 러군이 사망했으며, 그 3배가 부상당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외신들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가 교도소에서 신규 군인을 채용하거나 노년층 입대를 허용하는 등 병력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