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썸머포럼' 3년 만에 재개
수도권 초밀집·M&A 비활성화 등 문제 꼽아
지역특화 혁신·벤처 생태계 조성
글로벌 협력네트워크 등 구축
벤처기업인들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토 확장을 선포했다. 오는 2027년까지 지방 유니콘기업 5개사, 해외 진출 벤처기업 50% 달성이 목표다. 벤처기업협회는 24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제20회 벤처썸머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벤처 영토 확장 비전을 발표했다. 벤처썸머포럼은 벤처기업인이 모여 학습과 네트워킹을 하는 벤처업계 대표 하계포럼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됐다. 올해 행사에는 벤처기업 대표 및 임직원,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기업은 1990년대 중반의 태동기를 거쳐 1차 벤처 붐, 벤처버블, 신산업 출현 등 격동의 시대를 이겨 내며 성장해 왔다”면서 “지금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 제2의 벤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짧은 역사로 인해 벤처 선진국에 비해 혁신 생태계 완성도는 높지 않다”며 △수도권 초밀집 현상 △글로벌 시장 진출 미흡 △인수합병(M&A) 비활성화 △창업안전망 미비 △대기업·공공부문 간 밸류체인 연계 부족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수도권 집중화 및 높은 내수시장 의존도는 최우선 극복 과제다. 협회에 따르면 벤처기업 수도권 분포율은 60%를 상회하고, 전체 벤처기업 가운데 수출기업은 20.9%에 불과하다.
강 회장은 “심화하는 지역의 혁신 역량 부족 현상에 의한 절름발이형 산업구조 극복과 내수시장 탈피는 향후 국내 벤처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오는 2027년까지 △지방 유니콘기업 5개사(2022년 7월 기준 1개사) △해외 진출 벤처기업 비중 50%(2020년 말 기준 20.9%)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 2020년 말 기준 230개사인 지방 벤처천억기업을 500개까지 육성하기로 했다. 벤처천억기업은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 현황, 고용, R&D 등을 종합 평가해서 선정한다.
이를 위해 △산·학·관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특화 혁신·벤처 생태계 조성 △지역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벤처펀드 확대 및 지역별 엔젤펀드, 벤처투자조합 결성 주도 △글로벌 협력네트워크 매칭 및 비즈니스 연계 △정부 중점 추진 정책과제 제안 등에 힘쓸 계획이다.
강 회장은 또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위기로 인한 벤처투자 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조치도 촉구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닷컴버블 붕괴 후 미국 벤처시장은 급성장한 반면 한국은 침체한 이유가 벤처투자 시장 유동성 차이라고 지적한다”면서 “최근 다소 위축된 벤처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모태펀드 확대와 민간자본 유입을 위한 각종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유니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이 장관은 “규제 혁신, 모태펀드 확대 등 스케일업 금융 공급, 복수의결권 도입 등 성장 환경 조성 등을 통해 신흥 벤처 탄생과 글로벌 유니콘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면서 “'벤처·스타트업 3.0 상생모델'을 추진해 빅테크, 플랫폼 등 벤처기업들이 그동안의 사회적 갈등을 넘어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