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간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 비중 증가폭이 가장 큰 산업은 반도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는 정밀기기, 정밀화학 등이 꼽혔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어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내놓은 '산업별 대중 수출의존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중 수출 비중이 큰 산업은 '정밀기기'(42.5%), '정밀화학'(40.9%), '반도체'(39.7%), '유리'(39.3%), '석유화학'(38.9%) 순으로 집계됐다.
2000년 당시 대중 수출 비중이 높았던 '목재'(42.3%), '가죽·신발'(38.8%), '석유화학'(33.4%), '기타 전자부품'(27.2%) 등과는 비교해 품목 변화가 눈에 띈다.
최근 20년 동안 대중 수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산업은 '반도체'로 나타났다. 2000년 반도체 산업 대중 수출 비중은 3.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9.7%로 약 13배 증가했다.
반도체에 이어 '정밀기기'(35%p), '디스플레이'(33.2%p), '세라믹'(26.7%p), '통신기기'( 26.4%p↑)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한중 수교 이후 대중 교역은 빠르게 증가, 우리나라 경제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2000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규모는 185억 달러로 전체 수출 10.7%에 불과했다. 2021년에는 1629억 달러로 9배 가까이 증가하며 전체 수출의 25.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 규모가 3.7배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중국은 2003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미국을 앞지른 이후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 수입규모는 2000년 128억 달러로 전체 수입의 8% 수준이었다. 2021년에는 22.5% 수준인 1386억 달러로 증가해 10배 이상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입 규모는 1605억 달러에서 6151억 달러로 3.8배 증가했다. 원자재·중간재 등 영역에서 대중 수입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대중 수출은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0년 대중 직접투자는 8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67억 달러로 크게 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누계액은 약 816억 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중국 내 한국의 직접투자 비중은 2.5~3% 수준으로 절대적인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화교 자본을 제외한 순수 외국 투자 중에는 일본과 함께 최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투자 목적도 크게 변하고 있다. 2000년 진행된 대중 직접투자 절반 이상은 '수출 촉진(51%)'이 목적이었다. 2021년에는 '현지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이뤄진 투자가 67%로 가장 많았다. 한국 기업이 중국을 보는 시각이 생산입지에서 수요시장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지금 중국시장을 바라보며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면서 “중국경제 둔화 가능성, 중국의 기술추격, 미중 패권경쟁 심화 등 3중고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