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디젤에서 수소 생산...KAIST, 새로운 개질 촉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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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출된 백금-루테늄 합금 나노입자를갖는 고성능 디젤 개질 촉매의 모식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배중면, 이강택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찬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공동 연구팀이 상용 디젤로부터 수소 생산이 가능한 고활성, 고내구성 디젤 개질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료 개질은 탄화수소로부터 촉매 반응을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수소 생산 기술이다. 액체 연료인 디젤은 수소 저장 밀도가 높고 운반과 저장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 디젤 개질을 통한 수소 공급 장치를 헤비트럭의 보조전원장치, 잠수함의 공기불요추진체계 등 모바일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지속돼왔다.

그러나 디젤은 고 탄화수소 혼합물로 긴 사슬 구조의 파라핀, 이중 결합을 갖는 올레핀, 벤젠 고리 구조를 갖는 방향족 탄화수소를 포함하고 있어 고 탄화수소를 효과적으로 분해하기 위한 높은 활성도의 촉매가 요구된다. 그뿐 아니라, 촉매의 성능 저하 요인인 코킹 및 열 소결에 대해 강한 내구성을 갖는 촉매가 요구돼 디젤 개질 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용출(산화물 지지체에 이온 형태로 고용시킨 활금속을 열처리를 통해 금속나노입자 형태로 지지체 상에 고르게 성장시키는 방법) 현상을 통해 합금 나노입자를 형성하도록 촉매를 설계함으로써 고활성, 고내구성 디젤 개질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용출된 금속 나노입자는 지지체와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특성이 있어 고온에서 높은 분산도를 유지할 수 있고, 이종 금속 간 합금을 형성해 상승효과로 촉매 성능 향상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연구팀은 산화환원반응 촉매의 지지체로 흔히 쓰이는 세리아(CeO₂)의 격자 내 백금(Pt)과 루테늄(Ru)을 미량 침투시킨 다성분계 촉매를 제조하기 위해 용액 연소 합성법을 도입했다. 이 촉매는 디젤 개질 반응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백금과 루테늄이 지지체 표면으로 용출된 후 백금-루테늄 합금 나노입자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촉매 분석뿐만 아니라 밀도범함수 이론 기반 계산을 통해 활금속의 용출 및 합금 형성에 대한 거동을 에너지적 관점에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백금-루테늄 합금 촉매를 사용해 기존 단일 금속 촉매와 개질 성능을 비교해 본 결과, 개질 활성도가 향상돼 저온(600도, 기존 800도)에서도 100%의 연료전환율을 보였으며, 장기 내구성 평가(800도, 200시간)에서 성능 열화 없이 상용 안정적으로 상용 디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재명 KA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연창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과정, 오지우 KAIST 기계공학과 박사, 한광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유정도 KAIST 기계공학과 박사, 윤형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가 공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환경·재료·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비: 인바이러멘탈'(IF 24.319, JCR분야 0.93%)에 지난 6월 17일 자 온라인판 게재됐다.

배중면 교수는 “상용 디젤로부터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이며, 초기 수소 경제 사회에서 모바일 연료전지 시스템의 활용성 제고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연구에서의 촉매 설계에 대한 접근법은 개질 반응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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