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도전했던 강훈식 후보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데다 기반인 충청 지역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강 후보는 반명(반 이재명) 단일화와도 선을 그었다.
강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당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 남은 두 사람 중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낮은 인지도에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은 이날 사퇴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는 전날까지 누적 득표율 6.83%에 머물렀다. 자신의 지역 기반인 충남(17.29%)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전국 순회 경선을 치른 지역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거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도전을 멈췄다”고 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적 인지도가 매우 낮다”고 돌아봤다.
또 “변화·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예비 경선(컷오프)을 통과하게 했다. 예비경선에서 표를 만들어준 중앙위원들의 목소리는 새로운 이변 만들어서 국민을 설레게 해보라는 명령이었다”며 “그러나 혁신의 적임자라는 점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설득하지 못했다. 한계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더불어 “(본경선) 2주 안에 파란과 변화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이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강 후보의 사퇴로 민주당 경선은 이제 '이재명-박용진'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강 후보는 이번 사퇴가 이른바 '반명 단일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사퇴는 했지만 박 후보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강 후보는 “반명 단일화로 (승리를) 이끌 수 없다고 수차례 말했다”며 “(박용진 후보와) 이야기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박 후보가) 정치 공학적 단일화만 본 것이 뼈아팠다. 오히려 수권 정당을 만들기 위한 비전을 공유하지 못했다는 문제 의식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