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주름 문제를 해결한 불소계 폴리이미드 기반 광학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원장 이낙규)은 홍성우 친환경융합소재연구부문 수석연구원팀이 기존 유리 기반 소재의 광 특성을 유지하면서 굴곡 신뢰성을 더한 고강도 투명 유연 광학필름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안쪽에는 압축력, 바깥쪽에는 인장력이 발생한다. 반복해 접으면 표면이 깨지거나 갈라지고, 주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 광학 신소재가 플라스틱 기반 '유연 광학필름'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쓰는 유연 광학필름은 범용 플라스틱보다 물성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제조해야 한다. 폴리이미드가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데, '전하이동복합체(CTC)'라는 독특한 구조 덕에 복원력과 내충격성이 강하며, 얇은 필름으로 만들 수 있다. 반면에 저파장대 빛을 쉽게 흡수해 필름이 노란색을 띠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CTC를 제어해 세계 최고 수준 물성과 특성을 가지는 불소계 폴리이미드를 개발했다. 폴리이미드에 부피가 큰 탄화불소를 도입, CTC로 강하게 결합한 폴리이미드 사슬 간 거리를 떨어뜨려 광 특성을 확보했다. 이때 내구성은 떨어지는데, 폴리이미드 사슬 간 수소 결합과 금속 이온 결합 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CTC 상호작용력을 증폭해 문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 탄성계수 8㎬ 이상, 전체 투과율 90%, 황색지수 3 이하 물성을 보였다. 또 20만회 이상 폴딩·언폴딩 후에도 깨짐이나 갈라짐, 주름이 생기지 않았다.
특히 탄화불소 그룹을 도입한 투명 폴리이미드는 불소 원자를 포함해 불소계 폴리이미드로 분류되는데, 이는 일본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다.
홍성우 연구원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핵심 소재이자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라는 점에서 불소계 폴리이미드에 주목했다”며 “확보 성과를 바탕으로 롤러블·웨어러블·스트레처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게재됐으며, 올해 5월 해당 학술지 표지로 선정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