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현금부자' 진단기업, 포스트 코로나 전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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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코로나19 진단신약 Allplex SARS-CoV-2 fast PCR Assay (씨젠 제공)

진단키트 업체들은 코로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고 씨젠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완화로 역성장이 우려됐지만 전 세계 재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올해 실적이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는 2조9855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 2조93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미 상반기 지난해 보다 11.4% 늘어난 2조1800억원 매출액을 기록하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씨젠의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1조595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 1조3708억원과 비교해 20% 가량 감소가 전망된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 역성장 전망의 배경이다. 실제 오미크론 재유행으로 올해 초 급증했던 국내 진단키트 수출액은 4월 들어 전월 대비 반토막 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재유행이 다시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방역당국은 유행 주기를 고려할 때 가을·겨울철 재유행과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 유행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 코로나 재유행 상황과 진단키트 수요에 따라 실적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 실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이 진단키트 매출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현금보유량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636억원에 달한다. 2019년 말 192억원, 2020년 말 2432억원, 2021년 말 8816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는 현금보유량을 바탕으로 상반기에만 3건의 M&A를 성사시켰다. 특히 지난달 SJL파트너스와 합작으로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에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확보한 현금의 3분의 1을 이번 인수에 사용해 아직 현금 여유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올해 추가로 1~2개 유통회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씨젠도 수천억원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연구개발(R&D) 투자나 M&A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젠은 1분기 말 기준 581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씨젠은 지난해부터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인수합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씨젠의 분자진단 시약 관련 기술은 최고 수준이나 분자진단 밸류체인 내에서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비, 원재료, 정보기술(IT) 등에 대한 인수합병이 진행될 수 있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 임상검사기관이나 해외 진단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진단기업 현금 및 현금성 자상 보유 현황(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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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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