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육류 부패 여부를 손쉽고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나노 전자 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의 권오석 감염병연구센터 박사팀은 박태현 서울대 교수팀, 송현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과 함께 육류가 부패하면 발생하는 유해인자를 실시간으로 측정 가능한 휴대용 전자 코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육류 신선도를 현장에서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향후 육류 관리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육류 부패 판정은 관능검사, 세균 검사, 화학적 검사를 시행해 법적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시료를 채취해 별도로 검사를 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관능검사와 육류 보관 방법 점검에 주로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
최근 육류의 부패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으나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전처리 절차가 필요하다는 등의 단점으로 일선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권오석 박사팀은 이전 연구에서 육류가 부패하면 발생하는 카다베린(Cadaverine)과 푸트레신(Putrescine)이라는 화합물(생체아민)을 측정할 수 있는 전자 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에 개발한 전자 코 관련 법에서 정한 부패 판정 기준 중 하나인 암모니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추가하여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또 단백질 부패 시 발생하는 악취 유발 물질 중 하나인 황화수소를 보조적으로 측정하고 카다베린과 푸트레신 측정 센서 민감도를 높여 육류의 신선도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측정 결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육류 상태에 대해 손쉬우면서도 객관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했다.
권오석 박사는 “육류가 부패하면 발생하는 여러 물질을 동시에 측정, 육류 부패와 온도나 습도와 같은 환경요소 간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기초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육류 신선도 판정 기준인 암모니아에 대한 동시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개선돼 실용화에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IF 12.545) 2022년 7월 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생활안전긴급대응연구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