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리오프닝 본격화로 백화점과 컬처웍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다 점포 구조조정 효과도 가시화됐다. 올해 초 지휘봉을 잡은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의 성장 비전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74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882.2% 증가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3조9019억원,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431억원으로 106.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146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롯데쇼핑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회사 측은 “수년간 지속됐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지난 2년간 혹독한 구조 혁신을 진행하며 올해부터 본격적 실적 반등에 나섰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유통 부문의 수장을 모두 외부 출신으로 채운 신동빈 회장의 파격 인사도 효과를 봤다. 롯데쇼핑 첫 외부출신 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은 취임 후 계열사별로 체질을 개선해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도출하는 데 주력해왔다.
사업부별로 패션 상품 판매 호조로 백화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롯데백백화점 2분기 매출은 14.9% 증가한 8285억원, 영업이익은 68.5% 늘어난 1042억원을 기록했다. 엔데믹 분위기 속에 해외패션뿐 아니라 남성·스포츠·아동, 여성패션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마트도 2분기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93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컬처웍스도 리오프닝 수혜 속에 대작 영화가 연이어 흥행하면서 2분기 매출은 180.6% 늘어난 1214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슈퍼 사업은 매출이 7.1% 감소했고 적자 폭도 확대됐다.
롯데온 사업부인 e커머스는 부진했다. e커머스 매출은 10.5%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492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945억원에 달한다. 엔데믹 영향으로 온라인쇼핑 전반이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서 e커머스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었다. 홈쇼핑은 송출수수료 등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9.6% 줄었지만 여행 관련 매출 증가 등으로 상반기 취급고가 3.6% 늘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바닥 다지기를 끝내고 다시 유통 1번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염려와 함께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 추이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