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軍 무기체계 SW 통합 후속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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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軍)은 무기체계 소프트웨어(SW) 후속지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작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후속지원이란 기존 성능을 향상시키는 성능개량(Upgrade)과 환경변화에 맞게 최신화(Update)하는 것을 말한다.

성능개량이란 F-15K 도입 당시 없던 장거리공대지 미사일(TAURUS) 능력을 추가한 것, 최신화란 논과 밭이 도로 및 아파트로 변했으면 그에 맞게 내비게이션 영상을 변경해 주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성능개량은 중요하지만 최신화는 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군이 운용하는 무기체계의 SW 후속지원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지면상 평시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시뮬레이터와 전시 전자전 상황에서 예상되는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시뮬레이터 영상정보(SW) 최신화에 관한 문제다. 시뮬레이터란 실제 무기와 유사하게 제작된 장비로, 무기 숙달훈련과 적 지역 영상을 입력해 놓고 실전처럼 침투 훈련 등을 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장비에 입력된 영상정보를 최신화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장비 도입 당시에 입력된 논과 밭이 있는 적 지역 영상정보를 활용해서 훈련을 했는데 막상 침투해 보니 그곳에 적의 군 기지가 있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둘째 전자전장비의 전자정보(SW) 최신화에 관한 문제다. 전자전장비에는 적·아군 무기의 주파수 등과 같은 고유 특성에 관한 전자정보가 입력돼 있다. 그래서 탐지한 상대방의 전자정보와 비교해서 적아 식별 및 위치를 탐지해 정밀무기 폭격 유도, 주파수 재밍 등을 통해 무력화하는 데 활용된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두고 후퇴한 최신 전자전장비(Krasukha-4)가 큰 화젯거리였다. 이는 개전 초에 사용되는 필수장비이기 때문이다. 육해공군 모두 무기 운용을 위해 공중감시를 하는데 이 공중 감시구역이 서로 중첩돼 있다. 따라서 각 군의 전자전장비에 입력된 전자정보는 반드시 최신형으로 동일 시간에 동일 데이터를 유지하고 있어야 적아 식별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전자정보가 서로 다르게 입력돼 있으면 어떤 공중 표적을 놓고 전투기는 MIG-35, 잠수함은 미확인 물체, 미사일 전력은 적성 물체로 서로 다르게 식별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합참이나 창설 예정인 전략사령부가 제대로 작전통제를 할 수 있겠는가.

전시에는 전자정보가 자주 바뀐다. 수십 수백대의 전투기와 미사일이 뒤섞여 있고, 전시 식별을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각 군의 전력이 자위권을 발동해서 교전하게 되면 우군 방공무기에 우군 전투기가 격추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전투기(Su-34)가 자국 방공무기에 격추됐다는 보도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각 군의 시뮬레이터와 전자전장비 실태를 상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군은 최신화한 적군 영상과 전자정보로 훈련하고 어떤 군은 오래된 정보를 이용해서 훈련하거나 심지어 영상정보도 없이 지도만 보고 훈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공군은 전투기, 시뮬레이터, 전자전 SW를 후속지원할 수 있는 부대(1996년 항공SW지원소 창설)를 운영해서 최신 정보를 조종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군은 2016년, 육군은 2017년에 이런 조직을 신설했다. 그러나 인력·장비·기술 등 능력이 공군에 비해 아주 미약하고, 일부 기능은 중복돼 있다. 따라서 공군 항공SW지원소를 합참 차원으로 승격, 평시 육해공 무기체계 SW 통합지원은 물론 유사시 작전을 지원하는 부대로 활용해야 한다.

SW 재사용(Reuse) 특성상 현 조직에 소수 인력과 장비만 보강해서 재배치하면 3군 모두 후속지원을 받을 수 있다.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평시 무기체계 성능 개량은 물론 최신 영상정보를 제공, 실전적 훈련을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전자정보를 생성, 동시에 배포해서 전시 식별 불일치로 인한 작전혼란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사시 작전 요구사항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다.

셋째 막대한 예산 절감을 한다. 항공SW지원소는 1997~2021년 25년 동안 1000회(전투기 500회, 시뮬레이터 300회, 전자전 200회) 이상의 SW 후속지원으로 7000여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미국이 3500만달러를 요구한 합동정밀직격탄(JDAM) 연동SW도 개발했다.

운동선수도 실제와 동일한 환경을 갖춰 놓고 훈련을 하는데 적과 싸워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군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거 영상이나 전자정보, 심지어 적 지역 영상도 없이 지도를 보고 침투훈련을 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하루빨리 무기체계 SW의 통합 후속지원 환경을 구축, 성능 개량은 물론 육해공군 모두 평시 실전적 훈련을 통해 전시 생존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성남 前 공군항공SW지원소 연구소장(예비역 공군대령) pride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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