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실사구시'를 강조하며 '재벌개혁'이라는 강령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4일 입장문을 내고 “강령에서 '재벌개혁'을 삭제하자고 제안한 것은 민주당이 내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자는 고민에서 시작했다”며 “우리 민주당이 과거부터 유지해왔던 정책적 방향에 대해 재점검을 하고 현재 시대에 맞는 개념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실사구시'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제 우리 민주당은 '재벌개혁'이라는 문구를 계속해서 포함할지에 대해 실사구시 관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이'재벌개혁'이라는 표현을 강령에서 계속 사용함으로써 특정 기업주체들에게 강력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반 기업적인 정당'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대기업 체제 장점에 대해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삼성의 반도체 산업 투자 및 바이오 산업 투자 SK의 하이닉스 인수 후 반도체 5대기 업으로의 도약, 현대의 공격적인 전기차 전환, LG 배터리 산업 투자, 한화의 태양광 산업 투자 등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산업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해 대기업들은 첨단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해야 할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는데 한때 재벌의 약점으로 평가되던 소유와 경영의 일치가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만들어내면서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른바 '재벌 봐주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금은 재발만이 한국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가 아니다. 과거 재벌과 현재의 빅테크 등 모든 기업의 불공정한 행위(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편취, 부당 내부거래,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계열회사 채무보증)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법률에 따라 행위별로 규제해야 한다.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주주친화형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문제가 재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공정위 국감에서는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과거 재벌들의 악습이었던 가족 계열사 보유 문제와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 등을 답습했다는 것이 지적되면서 크게 논란이 됐다. 대기업 집단의 범위와 형태가 크게 확대되고 달라진 현재 시점에서 재벌이라는 기업주체를 특정해서 개혁하자고 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모든 기업의 오류에 대해서 행위별로 규제해야 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 적절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벌을 비롯한 기업 전체의 오류에 대해서는 법률에 의거하여 행위별로 규제하되 재벌과 대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우리 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