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빚투' 하다가 1.2조 날렸다"…마이클 세일러 CEO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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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이사회 회장.

‘비트코인 빚투’의 대명사,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투자로 9억 1780만 달러(약 1조 2016억원)를 날리고 CEO 직을 내려놨다.

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마이클 세일러는 CEO직에서 물러나고 현재 회사 사장인 퐁 리가 차기 CEO를 맡는다. 세일러는 CEO에서 물러난 대신 이사회 회장직을 맡고 비트코인 매입 및 보유 전략에 집중한다.

사측은 “회장과 CEO의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비트코인 트자와 소프트웨어 사업 성장이라는 두 가지 기업 전략을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989년부터 30년 넘게 CEO를 맡았던 세일러가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는 그의 비트코인 투자 손실 때문이다. 세일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비트코인 신봉자’로 유명하다.

그가 운영해 온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미국 회사 중 가장 많이 비트코인을 투자한 회사로 꼽힌다. 2년 전부터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추가했으며, 비트코인을 평균 3만 700달러(4019만원)의 가격으로 약 40억 달러(5조 2372억원)어치 매수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면서 회사는 위기를 맞았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식은 올해 48% 이상 떨어졌으며, 비트코인은 51% 이상 하락했다. 회사가 손실 본 금액은 9억 1780만 달러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비트코인 급락으로 인한 손실이라고 CNBC는 전했다.

최근 손실에도 불구하고 세일러는 빚을 내 비트코인을 매수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추가 매수를 위해 비트코인 보유분을 담보로 2억 500만 달러(2684억원)를 대출받았다.

세일러가 CEO직을 내려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바로 다음날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주가는 12% 이상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이 리더십 변화와 동반한 비트코인 자산 처분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측은 “비트코인 보유분을 아직 팔지 않았고, 당분간 그럴 계획도 없다”며 “리더십의 변화가 비트코인 인수 및 장기 보유 전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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