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시 하늘이 환하게 빛났다. 불꽃놀이나 유성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목격한 현지인들은 “쿠칭에 유성이 나타났다”며 즐거워했지만, 하늘에서 반짝이던 건 유성이 아닌 중국산 로켓 잔해인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우주사령부는 이날 중국이 쏜 우주발사체 '창정(長征)-5B호'의 잔해가 7월 31일 새벽 필리핀 인근 해상에 떨어졌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상공에서는 창정-5B호 잔해가 추락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고, 누리꾼들은 이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4일 운반 로켓 창정-5B호를 하이난 원창 우주 발사장에서 발사했다. 이 로켓은 주어진 임무는 잘 마쳤지만 대기권을 돌던 추진체가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추진체의 무게만 23톤(t)에 달하며,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초고온으로도 다 타버리지 않을 정도로 덩치가 컸다. 잔해가 민간 거주지에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다행히 문제의 로켓 잔해는 말레이시아 상공을 지나며 상당 부분 소실됐다. 남은 잔해도 민가와 멀리 떨어진 바다에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곳곳의 현지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은 바로 이 과정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잔해의 마지막 추락 장소는 필리핀 남서부의 술루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보도자료에서 문제의 잔해가 필리핀 서쪽 바다지역(북위 9.1도, 동경 119도)에 최종 추락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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