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내장해 가입자정보를 인식하는 'e심(e-SIM)'이 9월 1일부터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에서 동시에 개통 가능해진다. e심 가격은 2700원대로, 스마트폰 서비스 다양화와 통신비 절감 촉매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9월 1일 e심 출시를 앞두고 알뜰폰 지원 여부와 가격 등 협의를 대부분 완료했다.
e심은 스마트폰의 가입자 정보를 식별하는 주민등록증 역할인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을 기존 칩 형태에서 스마트폰 내장형 소프트웨어(SW) 형태로 구현하는 서비스다.
이통사는 9월 이전까지 e심을 지원하는 전산망 개발을 완료, 이후 출시하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 시리즈에서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폰은 대부분 모델이 e심을 지원해 SW 업그레이드로 활용 가능하다.
이통사는 알뜰폰도 e심을 사용할 수 있도록 9월 1일부터 즉시 개방한다. 알뜰폰은 LG헬로비전, 티플러스 등 일부를 제외하고 자체 가입자 인증 전산망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이통사 서비스 지원이 필수다.
당초 알뜰폰 업계에서는 전산망 개발 등 시간을 고려해 이통사가 e심을 우선 자사 서비스에만 개방하고 알뜰폰 수요를 고려해 추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과기정통부와 이통사 협의해서 스마트폰 서비스 다양화와 통신비 절감이라는 e심 도입 취지를 고려해 스마트폰용 e심 출시 초기부터 알뜰폰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e심은 스마트폰 이용행태와 시장구도에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알뜰폰에 e심이 지원되면, 이용자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번호로 최소 요금을 내고 회선을 유지한 채 알뜰폰의 저렴한 데이터 전용 요금제에 가입하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대리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에 접속해 원격으로 가입자 정보를 인증, 손쉬운 개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알뜰폰 기업은 e심 상용화에 발맞춰 새로운 프로모션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이통사는 e심 서비스 가격을 2750원을 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e심은 현재 스마트워치류에서 제한적으로 275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스마트폰에서도 워치류를 넘지 않는 가격대다. 기존 유심(USIM) 칩 가격이 LTE·5G 기준 7700원임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 저렴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e심이 지원 스마트폰은 최신 5G 스마트폰 또는 아이폰으로, 알뜰폰의 주류인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활용하기 어려워 당장은 서비스 다양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통사와 알뜰폰에 9월 1일부터 e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