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상을 받아 너무나도 기쁩니다. 안전성을 인정받아 이뤄진 수상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갈변 현상을 이용해 머리를 감는 것만으로 염색 효과를 내는 '모다모다' 샴푸. 이를 개발한 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의 수상만 떠올리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고 했다. 귀국 후에도 며칠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했다.
모다모다는 지난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시상식에서 헤어 분야 1위로 선정됐다. 코스모프로프는 세계적 권위를 가진 뷰티 시상식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개최 이래 첫 수상 성과다.
기대 안 한 결과였다. 이 교수는 “파이널리스트에 들어 시상식장에 오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설마' 했다”며 “전에도 학술상은 받았지만 실생활에 밀접한 제품 도출 성과를 미국에서 인정받은 것이라 뜻깊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미 수상 효과가 크다고 했다. 전 세계에서 너무 많은 바이어 연락이 닿아, '번호표'를 주듯이 순서를 정해 대응 중이라고 했다. 해외 시장에서 모다모다가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반이 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수상을 두고, '제품 안전성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번 수상이 안전성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교수는 “주최 측이 제품 성분과 효능을 면밀하게 검토해 수상자를 정한다”며 “자신들 명예도 걸린 것이라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가 향후 위해성 평가 과정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겠는가”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모다모다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샴푸 핵심 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 사용에 제동을 걸면서 위기를 겪었다.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 보고서가 THB의 '잠재적 유전독성'을 언급한 것이 근거였다. 지난 3월 규제개혁위원회의 '재검토' 권고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식약처가 제3자에 공을 넘겼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평가 주체가 됐다. 식약처와 모다모다가 함께 재차 위해성을 검토하라는 것이 규개위 권고다. 이 교수는 “사전에 식약처의 이런 결정을 전혀 알지도 못했다”며 “부당한 일”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같이 공신력, 권위를 두루 갖춘 곳과 함께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THB 자체도 실질적인 유해 여부가 불투명한데, 많은 성분이 섞인 제품단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미 실제 제품에서는 THB 독성이 전혀 발현되지 않는다는 연구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다모다 내 THB 성분은 크기가 커 피부 투과가 불가능한 고분자와 결합한다”며 “당연히 THB 역시 피부에 투과되지 않아 독성 발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애초에 모다모다 샴푸는 염색약 사용을 고통스러워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개발한 것이 시초”라며 “하루빨리 불필요한 오해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