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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뉴노(Christophe Neugnot) 오라노 커뮤니케이션 수석 부사장이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오라노의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면서 1970년대과 비교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미국, 일본, 중국까지 세계 상위 10개국 중 8개국이 원전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스나 재생에너지를 쓰려고 했지만 원전을 써야 하나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크리스토프 뉴노(Christophe Neugnot) 오라노 커뮤니케이션 수석 부사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탄소중립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원전 중요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기존에는 원전 가동을 중단했던 벨기에 같은 국가들도 다시 원전 가동을 고민하고 세계 주요국들은 원전 비중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토프 뉴노 부사장은 “2050년 탄소중립을 어떤 방식으로 달성해야 하는지 프랑스 송전공사(RTE)가 수행한 연구가 있는데 6개 옵션 중 3개 옵션은 원전이랑 재생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했다”면서 “또 가장 좋은 옵션은 원전을 사용하는 것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오라노는 프랑스의 국영 원전기업이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핵연료 관련 사업과 원자로 해체 기술 등을 담당한다. 오라노 전신인 설비업체는 아레바(AREVA)였지만 2018년 기업명을 오라노로 변경하면서 원전 해체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0년 기준 연 매출 37억유로(약 5조원), 직원 1만7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세계 3대 우라늄 채굴업체이면서 연간 1500톤 규모로 세계 최대 우라늄 연료 변환생산시설을 보유했다. 세계 최대 재처리 실적도 갖추고 있다.

오라노는 세계적으로 노후 원전이 많아지면서 기존에 원전 재처리 사업뿐만 아니라 원전해체 사업도 집중하고 있다. 원전해체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우리나라의 한국수력원자력과도 협력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뉴노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원전 180기가 중단됐는데 30년 전부터 160기 해체 프로젝트를 (오라노가) 같이 했다”면서 “오라노에서 직원이 약 1만7000명 일하는데 그 중 2000명은 해체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뉴노 부사장은 원전해체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부터 끝낼 때까지 수십년이 걸라는 장기 사업이라는 점을 짚었다. 원전해체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해체방식을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뉴노 부사장은 “원전해체 작업에 가장 중요한 것이 준비 과정으로 '시작이 반이다'라는 한국 속담처럼 시작을 잘해야 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재활용해서 남은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장소인데 저준위 처분장과 고준위 처분장을 우선 따로 분류해야 한다. 이런 작업들을 해체할 때 모두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는 오라노는 특히 우리나라 같이 원전을 많이 활용하는 국가에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활용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프 뉴노 부사장은 “오라노는 50년 전부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연구했다”면서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우라늄을 덜 쓰기 때문에 자원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벨기에, 호주 등 국가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했다”면서 “50년 전부터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했기 때문에 성능이나 안전성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파리(프랑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