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는 대신 3~6개월 단기 적금 가입이 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급격히 예·적금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까지 이런 흐름이 가파를 것으로 전망돼 더 높은 금리 혜택을 받기 위한 이런 추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예·적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가입한 정기예금을 중도해지하는 대신 파킹통장이나 3~6개월 단기 적금에 넣어두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상승하면서 최근 정기예금을 중도해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대신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자유 입출금통장)이나 3~6개월 단기 적금에 가입해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을 갈아타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연준에 이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여파다. 이후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이자를 올리면서 예·적금 금리가 상승했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9%대 특판이 나온 것은 물론 3~5% 예·적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적금 상품 중 12개월 기준 우대금리를 받을 때 최대 5.50%(하나은행, 내집마련 더블업적금)를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도 우대금리를 받을 때 12개월 기준 최대 3.40% 이자가 가능하다.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도 크게 올랐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들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기준 3.24%로 지난해 말(2.37%)보다 0.87%P가 올랐다.
은행들은 미국 연준이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한은 역시 추가 인상이 유력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안정적인 수신상품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올해 연말 1.0%P 가까이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단기 적금 등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돈을 맡기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