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에서 집단으로 의문사한 10대들의 사망 원인이 메탄올 중독 때문일 수 있다고 현지 매체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술집이 위치한 이스턴케이프 주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예비 독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1명의 시신에서 모두 공업용 독성 알코올인 메탄올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스턴케이프 보건부의 리타 마티와네 박사는 메탄올이 모든 사망자의 혈액 샘플에서 발견됐으나 치명적인 수준인지 여부와 최종 사인인지를 결정하는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메탄올)을 섭취했을 수 있지만, 또 다른 화학물질의 부산물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그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망자들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치명적 수준은 아니었으며, 사건 발생 초기 일각에서 제시된 압사나 일산화탄소 중독도 사망 원인에서 배제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사건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26일 새벽 이스트런던 외곽 시너리 파크 타운십(흑인 집단거주지)의 에뇨베니 술집에서 발생했다. 10대들이 학교 시험이 끝났다고 자축하는 파티를 하던 중 차례로 쓰러진 것이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가장 어린 나이는 13세였으며, 사망자 대다수가 17세 이하 청소년이었다. 남아공의 음주 가능 연령은 18세다.
유가족들은 당시 체포됐던 에뇨베니 술집 주인과 일부 종업원이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데 분통을 터트리며, 술집 폐쇄를 재차 요구했지만 주정부가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메탄올은 용해제, 살충제 등에 쓰이며 소량이라도 마실 경우 시력 장애 등을 일으키는 유독 물질이다.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알코올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인체에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절대 섭취하면 안된다. 공업용 메탄올을 섞은 불법 주류를 판매해 이를 마신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남아공, 인도 등에서 매년 수백건씩 보고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