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졌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도 마찬가지다. 지지율 추락이 계속되자, 참모진이 앞장섰다.
우선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전과 달리 민감한 현안에 '원론적인 답변' '침묵'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탈북어민 강제북송'에 대해 “대통령은(대통령으로서) 모든 국가의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론 외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에 대해선 “다른 말씀 또 없느냐”며 답하지 않았다. 평소 윤 대통령답지 않은 행동이다. 윤 대통령은 '시원시원한 표정과 말투, 거침없는 지적이나 반박'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지지율 추락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도어스테핑 태도에 대한 관리 차원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따른 스페인 순방에서 전면에 등장했던 김 여사 역시 최근 대외활동을 완전히 멈췄다. 개인 활동도 뜸해졌다. 대외적인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이지만, 김 여사가 언론에 등장할 수록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을 비춰보면 '관리' 차원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김 여사는 스페인 순방 전후로 역대 영부인 릴레이 방문, 여당 중진 의원 부인 모임은 물론, 팬클럽과의 소통에도 활발했다. 특히 사적채용 논란의 시발점인 김 여사와 코바나콘텐츠 관계자이면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 수석은 윤석열 정부 출범 2개월여 만에 직접 언론 앞에 얼굴을 내밀고 '탈북어민 강제북송'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을 밝혔다. 이전까지 도어스테핑을 토대로 모든 현안에서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던 것과는 차별화된 지점이다. 지지율 추락을 막기 위해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역사에 남을만한 획기적인 시도임이 틀림없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이 전면에 있다 보니 참모진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완전히 숨을 필요도 없지만,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참모진이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11∼15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지지율)은 33.4%로 전주보다 3.6%포인트(P)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6.3%P 증가해 63.3%였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TBS 의뢰로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5~1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32%, 부정평가는 63.7%였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