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아쉬운 부산국제모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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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개최된 '2022 부산국제모터쇼'는 현재 자동차 산업이 격랑기에 있음을 시사했다. 영업 적자를 낸 외자 기업이 불참하고 주요 수입차 업체도 참가하지 않아 전시회 규모가 줄었다. 완성차 브랜드로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BMW, 미니, 롤스로이스 등 6개가 전부였다.

부산국제모터쇼는 부산시가 르노삼성자동차(현 르노코리아자동차) 출범을 계기로 부산을 자동차의 메카로 도약시킨다는 계획 아래 시작한 행사다. 직전에 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기도 했다. 국내외 19개 브랜드가 국내차 96대, 해외차 98대, 기타 출품차량 9대 등 총 203대를 출품했다. 이 가운데 35대는 행사에서 최초 공개된 신차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회 건너뛰고 4년 만에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올해는 르노코리아마저 판매 부진으로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지엠도 같은 이유로 불참했고,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부스를 꾸릴 여력이 없었다. BMW 외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가 참석하지 않은 충격도 컸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으나 르노코리아, 한국지엠, 쌍용차는 부진하다. 내수와 수출 모두 과거 대비 부진하면서 국내 생산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각사는 최근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했다. 르노코리아는 올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2024년 볼보 CMA 플랫폼 기반의 하이브리드 중형 또는 준대형 SUV를 선보인 뒤 전기차를 2026년에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급증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 먼저 대응해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 후 내년부터 창원공장 및 부평2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와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차량을 생산, 흑자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2만3623대이던 연간 생산량을 5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 찬 목표다.

KG컨소시엄을 인수예정자로 선정한 쌍용차도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성공적으로 출시한 신차 '토레스'에 이어 내년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 상반기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을 내놓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하는 일정이다.

3사가 그리는 장밋빛 미래가 현실화하려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때 반복하는 힘겨루기도 경영정상화 이전까지는 자제해야 한다. 노사 모두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올해는 불참한 3사가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뒤 202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길 바란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