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4일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주재한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시가총액을 제시하며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자본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좋은 회사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회사"라고 정의하며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 합병, 신사업 등을 언급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한 변화를 당부했다.
회의에 참석한 사장단에게는 리더십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중요한 덕목은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정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반드시 해야하는 일을 고민하고 적시에 실행해줄 것"을 당부하며 VCM을 마무리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4개 사업군 총괄대표,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통상 앉던 맨 앞좌석이 아닌 뒷좌석에 자리를 잡아 참석자들이 유연한 분위기 속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자리에서는 사업 확대와 재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이 논의됐다. 우선 그룹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는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바이오 의약품위탁생산(CDMO) △헬스케어 플랫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사업의 비전과 추진 현황, 로드맵 검토가 이뤄졌다.
식품·유통·화학·호텔 사업군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 후 처음으로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식품군은 메가브랜드 육성 및 밸류체인 고도화, 성장 인프라 구축 등을 모색한다. 유통군은 조직문화,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이르는 혁신을 강조했다. 화학군은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고 호텔군은 사업구조 재편 및 조직체질 개선 전략을 공유했다.
그룹 인프라 구축 역할을 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정보통신도 전략방향을 점검했다. 글로벌로지스는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와 디지털전환(DT)·정보기술(IT) 기반 물류혁신, 사업영역 다각화 계획을, 롯데정보통신은 그룹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DT와 데이터통합, 신성장동력 확보 위한 5대 핵심사업 추진방안을 다뤘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