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미국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한국과 중국, 유럽 등이 배터리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가운데 최대 고객인 테슬라 공급망을 굳건히 다지는 전진기지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파나소닉 산하 파나소닉에너지가 미국 중서부 캔자스주에 새로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테슬라와 공동 운영하는 네바다주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 1'에 이어 미국에 두 번째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총 40억달러(약 5조2412억원)를 투입해서 최다 40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에 공급량 확대를 위해 캔자스주를 신공장 소재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텍사스주에 테슬라 전기차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 오클라호마주도 후보였지만 접근성 측면에서 캔자스주를 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파나소닉에너지가 공장 건설을 위해 캔자스주에 신청한 투자유치 보조금도 승인받았다. 다다노부 가즈오 파나소닉에너지 사장은 “자동차 업계에 전동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차량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연평균 50GW 수준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오는 2028년까지 3~4배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배터리 핵심 부자재를 생산하는 일본 와카야마 공장에 800억엔(약 7602억원)을 투입, 신규 생산설비 2개를 추가 구축한다. 이를 기반으로 '4680'이라 불리는 대용량의 신형 배터리를 제조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93만6000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테슬라 이외 제조사도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다.
닛케이는 최근 한국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3조원 규모의 배터리 생산거점 구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파나소닉이 신성장 사업으로 떠오른 차량용 배터리 증산을 위해 투자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