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치주질환 치료한계 극복 약물 개발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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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활성 펩타이드에 의한 잇몸뼈 소실 억제 및 소실된 잇몸뼈 회복에 대한 작용기전 모식도. 사진=민병무 서울대 명예교수

국내 연구진이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민병무 서울대 명예교수 연구팀이 인체 단백질에서 발굴한 생리활성 펩타이드로 염증반응과 면역반응을 제어시켜 잇몸뼈 흡수를 억제하고 소실된 잇몸뼈 회복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치주질환 예방 및 치료과정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치주질환은 치아 상실로 인한 씹는 기능 감소로 이어질 뿐 아니라 치주질환 유발균 또는 사이토카인 등 세균 유래 염증 물질이 전신을 타고 돌면서 심혈관, 뇌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치아 표면에 끼는 세균성 항원이 잇몸조직 내로 들어와 일으키는 면역반응 때문에 발생하는데 조직 손상이 실제로 세균감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숙주 면역반응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다른 감염성 질환과 비교해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아직 치주질환 치료제 개발은 미미하며, 치석 제거술 등 기계적요법이나 항 감염요법은 염증을 제거하거나 잇몸뼈 소실을 일부 예방하는 정도로만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뼈의 여러 생리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 비트로넥틴에서 발굴한 생리활성 펩타이드를 치주낭과 잇몸에 국소 투여한 결과, 잇몸 섬유모세포에서 염증매개체 생성을 감소시켜 염증반응을 제어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펩타이드가 골모세포 분화를 촉진해 잇몸뼈 생성을 유도하는 동시에 숙주 면역반응 조절로 파골세포(뼈를 파괴하는 세포) 분화와 골 흡수능을 억제함으로써 잇몸뼈 흡수 또한 억제할 수 있음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민병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체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가 골 개조(뼈재형성)를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속적 연구를 통해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약물로써 펩타이드 활용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치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임상 치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에 지난 5월 30일 게재,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