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2025년 양산 목표로 국내에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국내에 신규 공장을 짓는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기아도 신공장 추진에 나섰다. 내년 상반기에 경기도 화성 공장 내에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2025년부터 중형 목적기반차량(PBV)을 양산할 예정이다. 기아의 국내 공장 신설은 1997년 화성3공장 이후 첫 사례다.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공장 설립은 환영할 만하다. 국내에 공장이 생기면 국내 고용이 늘고, 주변 상권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동차는 '제조업의 꽃'으로 불린다. 2, 3차 협력업체는 물론 다양한 이업종 중소 부품·소프트웨어 업체에도 여러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제조업은 현재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기조에다 국내 고임금 구조로 공장의 해외 이전이 빠르게 진행돼 왔다. 여기에 미국 같은 강국들은 우리 기업의 자국 유치를 위해 여러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우리는 '제조업의 본국 회귀(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의 결정은 모처럼 나온 국내 산업의 청신호 가운데 하나다. 더 많은 기업의 동참을 유도하려면 정부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업이 일터를 늘릴 수 있도록 정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공장 인허가 및 설립 절차 간소화는 기본이다. 기업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세제 지원, 인력 수급,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등 가능한 정책 편의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왕이면 두루뭉술한 지원보다는 기업체의 가려운 곳을 직접 긁어 주는 게 정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