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덩어리 비둘기'…美 전철이 선택한 최후의 퇴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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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전철 주요 역사 안에서 비둘기를 내쫓는 해리스 호크 ‘팩맨’. 사진=바트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는 어마어마한 번식력과 도심 곳곳에 흩뿌리는 병균 가득한 배설물들로 골칫덩이가 됐다. 이는 해외 역시 마찬가지. 샌프란시스코와 인근 도시들을 연결하는 미국의 전철 바트(BART)는 수년 간 비둘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바트는 비둘기 퇴치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꺼내 든 카드가 ‘비둘기 파수꾼’ 해리스 호크다.

전철 역사 안은 비둘기가 우천 시 마다 몰려들어 둥지를 트는 통에 비둘기 소굴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들이 역사 안에 여기저기 떨어트리는 새똥과 깃털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옮길 수 있는 박테리아, 곰팡이, 외부 기생충 등이 특히 문제다.

바트는 그간 비둘기 퇴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비둘기가 앉을 만한 곳에 스파이크를, 날아다니는 곳에 그물을 설치했고, 허수아비처럼 비둘기를 내쫓을 부엉이 모형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방법도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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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호크 ‘팩맨’과 조련사 리키 오르티스. 사진=바트

이에 지난 5월 바트는 조류 방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팰컨 포스에 의뢰했고, 해리스 호크 ‘팩맨’을 고용하게 됐다. 매의 여러 종 가운데 '해리스 호크'는 유독 지능과 사회성, 인내심 같은 품성이 좋아서 비둘기 파수꾼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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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퇴치용 스파이크 위를 넘어오는 해리스 호크. 사진=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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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트

이제 팩맨과 조련사는 일주일에 세 번, 하루 8시간씩 역사를 돌며 비둘기를 내쫓는다. 조련사 리키 오르티스는 “첫 날에는 비둘기가 사방에 있었으나, 일주일 뒤에는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팩맨도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가 역사 안을 포식자인 매의 둥지로 인식하게 된다면, 퇴치에 성공하게 된다.

해리스 호크를 파수꾼으로 활용하는 곳은 미국 외에도 다양한다. 영국 런던의 주요 기차역과 윔블던 테니스대회 등은 해리스 호크를 공식 파수꾼으로 임명해 비둘기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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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대회 주변을 날아다니며 비둘기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해리스 호크. 사진=벤 솔로몬

지난 2017년부터 영국 런던의 주요 기차역과 관공서 등에서는 해리스 호크를 고용해왔다. 주인과 함께 해리스 호크는 일주일에 세 번 출퇴근하며 비둘기를 감시했다. 윔블던 대회에 해리스 호크를 제공하는 업체는 “비둘기들도 다치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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