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냉장 온도 강화에 우는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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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가 정부 정책에 휘말려 몸살을 앓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냉장 유통온도' 기준 강화에 따른 추가 시설비 부담이다.

냉장식품 보존·유통 기준 강화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1월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우유, 두부 등의 냉장 유통 온도를 현행 0~10도에서 0~5도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바뀐 기준은 2024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가 이 기준을 따르기 위해선 현재 편의점에 설치된 컴프레서와 판매대 등 냉장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업계에서는 점포당 교체비용을 최소 10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냉장고 교체 문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물류센터에서 운송할 배송차량도 새로 구비해야 한다. 일부 냉장식품의 경우 식약처가 제시한 온도에서는 급격한 노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편의점 배송차량은 냉장식품의 경우 0~10도의 온도에서 일괄 배송한다.

편의점주들은 최저임금 5% 상승은 생존권을 위협할 정도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심야시간 제품 가격을 5% 올려 받는 할증제 도입, 저마진 서비스 중단 야간 무인화 점포 확대 등을 요구했다.

편의점주가 인건비나 인프라 투자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은 가격 인상 이외 뾰족한 수가 없다. 치솟는 물가에 편의점 물건값까지 오른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가 안게 된다. 편의점주 대부분은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들리는 건 삶이 더욱더 팍팍해지고 있다는 한숨이다. 정책 실행에 앞서 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욱 정확한 예측과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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