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예정이율 올릴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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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금융당국이 예정이율을 올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되는 보험사 자산운용 기대 수익률을 말한다. 이 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영진 등 보험사 임직원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 내년도 예정이율이 어느 수준으로 정해질까 하는 점이다.

예정이율은 금융감독원이 업계와 협의해 매년 10월쯤 내놓는 평균공시이율을 거의 그대로 따라 정해진다. 지난해 업계는 저금리 기조에 올해 평균공시이율이 낮아지길 기대했지만 2021년과 같은 2.25%로 동결됐다.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연초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었다.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행렬에 나서면서 고금리가 일반화되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런 금리 상승에 따라 금감원이 평균공시이율을 높여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려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통상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0.25%포인트(P) 인상하면 보험료가 평균 5~10%가량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가 난감해하고 있다. 저축보험, 연금보험, 종신보험 등 가입기간이 20~30년 이상인 보험상품을 파는데 한 번 정해진 예정이율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에 따라 섣불리 예정이율을 올렸다가 당장 몇 년 뒤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도 가입자에게 높은 금리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생보사들은 1990년대까지 연 6% 이상 이자를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을 팔았다가 20여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 손해 본 경험이 있어 예정이율 조정 가능성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는 은행 예금이자에 해당하는 공시이율을 금리 변동에 따라 올리고 있다고 항변한다. 몇몇 보험사는 공시이율을 연 2%대 후반 수준으로 올렸다. 은행 예금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은행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보험사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예정이율을 조정하면 보험료 수입이 급감해 보험사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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