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형 집행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한 사형수가 장기를 기증하겠다며 형 집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텍사스주 헌츠빌의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인 라미로 곤잘레스(39) 측 변호인은 지난 6월 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사형 집행을 30일간 연기해 줄 것을 청원했다.
곤잘레스는 2001년 텍사스 남서부에서 당시 18세인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2006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수감된 곤잘레스는 오는 13일 독극물 주사를 통해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곤잘레스 측 변호인은 “신장 이식이 시급한 사람에게 장기 기증할 수 있게 30일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텍사스 사면 가석방 위원회에 신장 기증을 위해 형 집행을 180일 유예해 달라는 별도의 청원도 제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변호인 측은 텍사스 대학 이식팀의 진단 결과를 근거로 들며 “곤잘레스는 희귀 혈액형으로 장기 기증을 위한 최적의 후보자다.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곤잘레스의 신장을 제거하는 수술만 하면 되는데, 한 달 안에 모두 완료할 수 있다”며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못하게 막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곤잘레스의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보도에 따르면 곤잘레스는 올해 초에도 같은 요청을 했으나 당국은 그를 '부적격 기증자'로 간주해 이를 거부한 바 있다.
곤잘레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 기증은) 속죄의 일부”라며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죽음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이러한 장기기증을 위한 사형 집행 연기 요청은 미국의 사형수들 사이에서도 드문 일이며, 곤잘레스의 요청에 대한 사법당국의 결정은 오는 11일 이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