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금감원장 간담회 앞두고 '긴장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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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30일 국내 주요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는 가운데 업계에선 만남 전부터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만난 국내은행장들 면전에서 과도한 이자 이익을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새 원장 취임 이후 의례적인 업권 소통 행보라는 입장이지만 보험사들은 검찰 출신 원장이 어떤 주문을 할지 벌벌 떨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30일 서울 모처에서 생명·손해보험사 CEO들과 회동한다. 대형 보험사를 비롯해 중·소형사, 외국계 보험사 CEO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에선 현재 보험사 현안인 건전성 악화와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얘기가 주를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IFRS17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K-ICS)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 원장은 고객 신뢰를 위해 건전성 유지에 주의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특히 긴장하고 있는 것은 은행 간담회 때처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 경제에 도움을 달라는 구두 압박을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에서도 가계대출을 많이 내줬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이 128조8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3월 말 121조3000억원에 비해 7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중 약관대출이 65조5000억원이고, 주택담보대출이 50조4000억원, 신용대출과 기타대출이 각각 7조1000억원, 5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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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또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낼까 긴장 중이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금리가 오르자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보험상품 '예정이율'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예정이율은 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되는 보험사 자산운용 기대 수익률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보험사는 공시이율을 높여 보험금 적립액을 높이는데 소비자들은 예정이율을 올려 매달 나가는 보험료를 낮춰주길 원한다.

다만 예정이율 조정은 신상품 출시나 상품 개정을 거쳐야 해서 기준금리 변경 이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차가 생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시중 금리가 오르는 만큼 공시이율이 올라 보험 가입자도 금리 상승의 수혜를 누린다”며 “예정이율 산정은 보험사 영업비밀로 당국에서 일률적으로 조정을 요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는 기존 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4세대 실손의료보험 전환 독려와 자동차보험 흑자 등으로 보험료 인하를 요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국민 대다수가 가입 중이고 보험 중 유일하게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돼 보험료율을 낮추면 당장 조금이라도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다만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조정 기간은 대개 매년 4월로 현재 보험료 인하를 고려하기엔 시기가 맞지 않는다”면서 “첫 상견례인 만큼 무난하게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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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가운데)이 국내은행장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표]금융사 관련 이복현 원장 주요 발언

보험업계, 금감원장 간담회 앞두고 '긴장모드'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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