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토큰이 당초 장밋빛 미래와 달리 시장이 기대 이하로 위축된 상황이며, 투자자산으로서 매력도 크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완전 새로운 구조의 시장 설계가 필요합니다.”
손경환 카르도 대표 23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된 '제14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증권형 토큰 규제와 혁신 사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카르도는 NH농협은행과 헥슬란트, 갤럭시아머니트리, 아톤, 한국정보통신이 지분을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클레이 등에 대한 월렛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은 증권 본질을 가진 디지털 토큰을 말한다. 토큰 발행 주체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배분받거나 배당받는 등 권리가 부여받는 형태다. 국내에서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을 통해 조각투자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4월 공표된 조각투자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증권형 토큰 시장 진출 길이 열렸다.
해외에서는 증권형 토큰 시장이 뜨겁다. WEF, 매켄지 등은 증권형 토큰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24조달러까지 성장해 글로벌 GDP 최대 10%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증권형 토큰이 당초 기대와 달리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대표는 “증권형 토큰을 선도하는 미국, 싱가포르 등 선진국 사례를 보면 증권형 토큰 시장의 장밋빛 미래와는 달리 현재 시장이 기대 이하로 위축됐다”며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이 낮은 것이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법과 관련 법령 등에 속해 성장도 제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손 대표는 “증권형 토큰을 증권법 및 관련 법령에 맞춰 관리·감독함에 따라 증권형 토큰의 혁신성, 확장성이 발현되는데 제약이 있다”며 “다만 증권성 보유,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시장 형성에 긍정적 요소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자산 선택지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국내 증권형 토큰의 경우 부동산 등 기초자산만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손 대표는 “현재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된 증권형 토큰은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정도의 매력만 있다”며 “이는 혁신성이 부족하고, 새로운 대체투자상품으로 인식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국내 증권형 토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방식 거래 시장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손 대표는 “증권형 토큰은 주식, 가상자산 등과 달리 거래 시장 활성화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매매 호가창이 아닌 다른 구조 거래 시장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와 사회적 비용 절감 등을 감안해 신규 증권형 토큰 거래소 신설보다는 기존 가상자산거래소에 증권형 토큰 거래소 허가가 효율적”이라면서 “기초 자산별로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빈번한 매매거래가 어려운 구조를 감안하면 미술품 기반 증권형 토큰 등은 NFT 거래 플랫폼 방식 등으로 거래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손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증권형 토큰 시장 성장에 긍정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손 대표는 “증권형 토큰도 가상자산과 같은 속성을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기존 금융기관 대비 가지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 그간의 가상자산 비즈니스 노하우 등은 시장 활성화에 상당한 긍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