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USA 주연 'K-바이오', 미국 다음 최대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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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가 열리는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전경

“한국 바이오 기업이 기술 수출 같은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기업에서 협력을 원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과거에는 우리 기업이 협력 파트너를 찾아다녔다면 이제는 먼저 연락이 올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 큰 변화입니다.”

3년 만의 오프라인으로 재개된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참가한 한국기업은 255개사다.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바이오 USA 참가 목적은 바이오텍과 빅파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만나 기술 이전을 논의하는 파트너링이 주목적이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자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소개하고 기술 수출 기회를 엿본다.

올해 초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1조3000억원 규모의 파킨슨병 치료제를 기술 수출해서 주목받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상훈 대표는 15일(현지시간) “3년 만에 온 바이오 USA인데 사노피 기술 이전 이후 회사의 위상이 달라졌다는게 느껴진다”면서 “예전에는 계약을 위해 쫓아다녔다면 사노피 계약 이후에는 회사에 대해 모두가 알고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져서 우리에게 맞는 회사인지 선별해 전략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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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바이오 USA 전시장에 마련된 한국관 부스 전경

한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행사 기간에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바이오협회가 미국바이오협회와 함께 연 한·미 라운드테이블에는 머크(MSD), 암젠, 오가논 같은 미국 빅파마 임원들이 참석했다. 김영만 산업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은 “미국 측에서 한국의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력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적은 만큼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스탠다임,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 에비드넷이 참여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올해 진행된 파트너링 미팅 가운데 절반 정도는 해외 기업에서 먼저 요청이 왔고, 그 가운데 70%는 빅파마여서 한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 변화를 느꼈다”면서 “최근 빅파마들은 초기 단계부터 자체 개발을 하기보다 대부분 아웃소싱을 하며 파이프라인 확보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투자위축으로 바이오 산업 분위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히려 지금이 투자와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때라는 점도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검토를 하던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절반 정도로 저렴해진 상황이라 투자 기회를 보고 있다”면서 “올해 바이오USA에 중국 기업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이 반증하듯 미·중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나스닥이 13% 하락했지만 빅파마 인덱스는 11% 올랐다”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황이어서 빅파마들이 그동안 축적한 현금으로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생각해 많은 딜들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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