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부상으로 환경 분야 TBT 증가 추세...장벽 아닌 기회가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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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환경 분야 무역기술장벽(TBT) 통보건수가 전년 대비 34% 이상 증가한 542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이 배경으로, 정부는 환경 TBT 통보가 우리나라 무역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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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목적 WTO TBT 통보문 신규 발행 건수 추이 <자료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12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 분야 TBT 통보는 542건으로 전체 21%를 차지했다.

TBT 통보는 최근 5년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신규 TBT 통보문 중 환경보호 통보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6.9%에서 4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1~5월 TBT 통보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약간 적지만 전반적으로 TBT 통보건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환경 TBT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환경 TBT 상승세가 더 강하다는 의미다.

TBT는 국가 간 서로 상이한 기술규정, 표준, 시험인증절차 등을 적용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장애요소를 말한다. 기업에 수출을 지연하는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 TBT는 에너지효율 분야, 폐기물·재활용 분야, 화학물질 분야에서 기술규제 형태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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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목적 안건에 대한 TBT STC 신규 제기 건수 추이 <자료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이에 대응해 환경보호 안건에 대한 TBT 특정무역현안(STC) 신규 제기 건수도 지난해 28건을 기록해 2019년 12건에 비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전체 신규 STC 중 환경보호 관련 STC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4.3%에서 43.8%로 최근 3년간 지속 증가했다.

STC는 각 회원국이 WTO TBT 위원회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는 안건이다. 주로 무역장벽 영향이 크거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나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강하게 요구된다.

국표원 관계자는 “최근 4~5년 사이 탄소중립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영향이다”며 “에너지 효율이나 재활용 등 지속가능성을 높이자는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춰 국가들이 규제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환경 관련 주제별 통보 동향을 보면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통보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에너지 효율 분야 TBT 신규 통보는 190건으로 2019년 114건, 2020년 155건이었다. 폐기물·재활용 분야와 화학물질 분야는 지난해 각각 51건과 167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환경 TBT가 우리나라 주요 업종별 무역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는 환경 TBT가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우리 산업에 장벽이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환경 TBT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전기·전자 산업을 언급했다.

정부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고 평가하면서 전기·전자 산업에서 환경 TBT가 상승하는 추세가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표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은 기술적으로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제시하는 환경 TBT 관문을 통과할 여력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불리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 경우에도 당장 어려운 TBT는 유럽연합(EU)에 시행시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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