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느끼고 상처도 치유...KAIST, 신개념 로봇 피부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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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모사 다층구조 개념도와 충격흡수, 촉각 인지, 대면적 확장성, 치유능력 등 특징.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정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메사추세츠공대(MIT), 슈투트가르트대 연구자들과 넓은 면적에서 다양한 외부 촉각 자극을 인지하고, 칼로 베여도 다시 기능을 회복하는 로봇 피부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로봇 분야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대부분은 딱딱한 외피를 가지며, 인간과의 물리적 교류를 터치스크린과 같은 특정한 부위로 제한하고 있다. 인간 피부처럼 부드러운 물성, 복잡한 3차원 형상을 가지며서 섬세한 촉각 정보를 수용하는 로봇 피부를 개발하지 못한 탓이다. 또 사람의 피부는 날카로운 물체에 베여 절상 혹은 열상이 발생하더라도 신축성과 기능을 회복하는 치유 기능을 갖췄다. 이는 현대 기술로 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연구팀은 생체모사 다층구조와 단층촬영법을 활용했다. 적은 수의 측정 요소만으로도 넓은 3차원 표면 영역에서 정적 압력(약 0~15㎐) 및 동적 진동(약 15~500㎐)을 실시간 감지 및 국지화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기존 터치스크린 기술은 해상도를 높일수록 필요한 측정점 수가 증가하는 데 비해, 이번 기술은 넓은 수용영역을 갖는 측정 요소들을 겹치게 배치해 수십 개 측정 요소만으로도 넓은 측정 영역을 달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측정된 촉감 신호를 인공지능(AI) 신경망으로 처리함으로써, 촉각 자극 종류(누르기, 두드리기, 쓰다듬기 등)를 분류하는 것도 가능케 했다. 더 나아가 개발 로봇 피부는 부드러운 소재(하이드로젤, 실리콘)로 만들어 충격 흡수가 가능하고,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 깊게 찢어지거나 베여도 구조와 기능을 손쉽게 회복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서비스 로봇과 같이 사람과의 다양한 접촉, 상호작용이 필요한 응용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의수, 의족 피부로 사용하면 실제 사람의 것과 같은 외형과 촉감 감각을 절단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인간형 로봇이 사람과 똑같은 기능과 외형의 피부를 가지고, 상처가 나더라도 피부 기능을 복구하는 치유 능력을 갖게 할 수도 있다.

김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 공존하기 위한 필수 기술인 대면적 로봇 촉각 피부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기술보다 월등한 사람의 피부감각 혹은 촉각의 성능에 비견할 만한 기술을 구현한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KAIST 기계공학과 양민진, 조준휘 박사과정과 MIT 육현우 박사, 슈투트가르트대 이효상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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