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전기차·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중국, 독일 등에 밀려 하락했다. 한·미 협력 강화와 신흥시장 공략으로 만회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제무역센터(ITC) 세계 무역통계를 기초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BEV)와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의 지형 변화 및 한국의 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산 배터리 전기차의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 순위는 전년과 같은 4위를 유지했으나 점유율은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에 중국은 9.5%P, 독일은 3.8%P 각각 상승했다. 독일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26.2%로 1위를 지켰다. 중국도 13.7%로 한국과 미국을 제치고 단숨에 5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중국 배터리 전기차 점유율 상승은 지난해 테슬라 상하이공장을 포함해 상하이차, 비야디(BYD) 등 중국 완성차 업체의 유럽연합(EU) 수출액이 전년보다 513.9%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세계 5대 수출국(독일, 중국, 한국, 폴란드, 헝가리) 점유율을 보면 2020년 대비 중국(2.9%P), 폴란드(1.8%P), 독일(1.2%P), 헝가리(0.3%P) 등이 상승한 반면에 한국은 2.0%P 줄었다. 중국은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 점유율 38.3%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폴란드(12.0%) 대비 3배 이상 우위다.
출하량 기준 CATL, BYD, CALB 등 중국 기업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0년 38.4%에서 2021년 48.7%로 10.3%P 증가했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점유율은 2020년 34.7%에서 지난해 30.4%로 4.3%P 줄었다. 일본은 같은 기간 18.4%에서 12.2%로 6.2%P 하락했다. 다만 중국 시장을 제외한 배터리 시장에서의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52.4%에서 지난해 57.0%로 4.6%P 확대되며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부터 배터리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는 미국과 한·미 전기차·배터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내 관련 인프라 확충과 함께 기업의 중국·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정책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