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집무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반도체를 주제로 특강했다. 이 자리에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부처 장관,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특강은 전 세계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이해를 제고하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경제·안보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대규모 지원책을 쏟아내며 산업 유치는 물론 글로벌 패권경쟁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분야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시스템 반도체에선 기술 열위에 놓여 있다. 실제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선도국을 100으로 봤을 때 메모리 경쟁력은 92~95인 반면 시스템 분야는 59~81에 그친다. 또 업계는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무회의 도중 이처럼 윤 대통령이 특강을 요청해서 국무위원들에게 협조를 구한 것은 그만큼 해당 분야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고 국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은 우수한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교육부뿐만 아니고 전 부처가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줘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이는 반도체학과 정원 문제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세액 공제, 규제 등이 함께 해결돼야 실질적인 난관이 해결될 것이란 견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총성 없는 반도체 기술 전쟁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곳곳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짙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봇 등 기술 발달 영역 어디에서나 반도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덧붙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주변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인터뷰한 와카바야시 히토시 도쿄공업대 월드리서치허브이니셔티브(WRHI) 교수 조언처럼 미세화 공정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기업들은 협업을 통해 칩의 소형화 극복 방안을 찾는 다양한 신기술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