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유통업계도 '물류대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주류 업체들이 출고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편의점 등 소매 유통까지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7일 자정을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은 지난해 11월 하순 이후 6개월 만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주류업계다. 하이트진로는 총파업 이전부터 이천·청주 공장 물량을 운송하는 일부 화물차주들이 파업하면서 출고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천·청주 공장은 하이트진로 '참이슬' '진로' 전체 생산량 7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총파업을 기점으로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은 공장 정문을 봉쇄하고 비노조원 운송까지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이천공장 생산이 8시간 정도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 제품 출고량은 평상시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총파업에 참여하는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이천·청주 공장 쪽에 지원을 나온다고 한다”며 “여러 진입로를 막고 있어서 물건을 내보내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탁운송 업체 '한익스프레스'와 '동원물류' 소속 화물차주 대부분이 화물연대 소속이기 때문이다. 한익스프레스는 이천·청주 공장, 동원물류는 광주 공장을 담당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를 대비해 대체 인력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는 가맹점별 주류 발주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이마트24가 지난 4일부터 발주량을 제한했으며 CU는 오는 8일부터 일부 센터에 한해 발주를 제한한다. GS25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고객 배송에는 문제가 없지만 생산지에서 물류센터까지 오는 운송길이 문제”라며 “소주나 맥주 같은 상품들은 매일 나가는 상품이다 보니 가맹점에 평소처럼 공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 물류센터 소속 화물차주들의 파업 참여 비중이 낮아 고객 배송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점포별 재고도 넉넉해 판매에도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하이트진로 등 주류 제품 판매는 일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식품·프랜차이즈 업계도 직접적인 영향권은 벗어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쪽은 이번 파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류의 경우 유통기한이 길고 재고 물량을 늘릴 수 있어서 타깃이 된 케이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파업이 길어지면 물류 대체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지거나 단가가 상승하면서 피해가 커질 것”이라며 “무기한 파업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