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중심 협업 구축
내년 말 시범 서비스·실증 목표
성능·기능 모사 '디지털트윈' 구현
개발기간 단축·SW 안정성 향상 기대
현대차그룹이 자사 자동차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최적화한 맞춤형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개발한다. 전장SW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여러 외부 전문업체가 협업한다. 가상 환경에 실물을 그대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으로 자동차 개발기간 단축과 SW 안정성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오토에버는 내년 말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가상검증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술을 실증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디스페이스코리아, 아이피지오토모티브코리아, 자동차공학연구소(IVH), 슈어소프트테크와 '가상검증 얼라이언스' 구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전에도 가상 시뮬레이션 기술을 자동차 연구개발(R&D)에 사용했으나 현대차·기아 차량 맞춤형으로 별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원천 기술이 보유한 외부 업체와 협업하기로 했다.
현대오토에버가 자율주행·커넥티비티·전동화 트렌드를 고려해 가상검증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는 전투기 한 대보다 4배 많은 약 1억라인 코드를 포함한다. 이는 2030년에 3억라인으로의 증가가 전망된다. 방대한 규모에도 현재 대부분 SW 검증은 실제 차량을 기반으로 이뤄져 기간과 시나리오에 한계가 있다.
가상검증 플랫폼은 차량 내 제어기·시스템·차량을 가상화하고 가상주행환경도 구축, 차량 통합 시뮬레이션을 지원한다. 가상 환경에서도 실제와 동일한 성능과 기능을 모사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핵심이다. 현대오토에버가 구축한 고정밀 지도 원자료(HD Map Raw Data)로 실제와 같은 도로 환경을 구현, 검증 정확도를 높인다.
가상검증 얼라이언스는 우선 가상검증 플랫폼을 SW 개발에 활용하고, 나중에 하드웨어(HW)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상검증 플랫폼을 차량 SW 개발에 적용하면 차량이나 제어기 실물 제작 이전에 SW를 미리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다. 가상 시뮬레이션은 컴퓨팅 파워만 뒷받침된다면 실제 환경보다 테스트 속도를 높일 수 있고, 병렬 테스트도 가능하다. 차량 SW 개발 기간 단축과 높은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시뮬레이션 활용도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토에버에 따르면 차량 SW 검증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12조원 규모로, 전체 차량 SW 시장의 약 29%를 차지한다. 시장은 2030년까지 약 30조원 규모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Mobilgene)'을 개발하고 다양한 차량 제어기에 탑재하고 있다. 가상검증 플랫폼의 개발은 모빌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모빌진을 중심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