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금지된 화학 살상무기를 투하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람의 뼛속까지 태워버릴 수 있는 '테르밋 소이탄'이다.
영국 일간 더선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기자 유완 맥도널드 트위터를 인용해 돈바스 지역에서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 방위군 병사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러시아군이 테르밋 소이탄 공격을 하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맥도널드는 “우크라이나군은 가장 야만적인 무기들과 맞서고 있다”며 “러시아군에 대항할 무기를 빨리 공급하지 않는다면 비극적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테르밋 소이탄은 9M22S 소이 로켓으로 러시아군 그라드 발사대에서 쏜 것으로 알려졌다.
소이탄은 충전물 종류에 따라 테르밋 소이탄, 백린탄 등으로 나뉜다. 알루미늄과 산화철 혼합물인 테르밋이 충전된 테르밋 소이탄은 연소 시 온도가 2000~2500℃에 달한다.
소이탄이 발생시키는 고열은 강철과 콘크리트까지 태운다. 사람의 몸에 닿으면 뼈와 살이 녹는 심각한 화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소이탄은 폭발 시 피해 범위가 넓어 군사적 목표물은 물론 민간인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무서운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또한 이런 이유로 제네바 협약에 따라 국제법상 연막용과 조명용으로만 사용 범위가 제한돼 있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핵심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집중적으로 포격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세베로도네츠크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며 “포격이 너무 심해서 사상자 파악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군의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퇴각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세베로도네츠크 시 당국은 최근 이어진 격전으로 수도·전기·통신이 모두 끊어졌고, 대피하지 못한 민간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포탄이 떨어지는 가운데 우물에서 식수를 구해야만 했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